지난 12일 오후 종영한 tvN 금토극 'THE K2'는 송윤아(최유진)의 죽음과 지창욱(김제하), 임윤아(고안나)의 키스로 막을 내렸다. 뚜렷한 권선징악. 그러나 권선징악으로 가는 과정은 설득력이 떨어졌고, 그 빈틈은 배우들이 만드는 케미로 채워졌다.
용두사미였다. 초반 탄탄한 상황 설정과 촘촘히 짜인 사건과 갈등이 등장했던 것에 비해 빈틈이 많았다. 멜로와 액션이 잘 버무려지지 못하고 마치 다른 두 드라마 같았고, 인물들의 행동에는 당위성이 부여되지 않았다.
마지막회까지 변함없었다. 의리 있던 지창욱은 죽어가는 송윤아를 버리고 폭탄을 피해 탈출했고, 나쁜 짓만 일삼던 조성하(장세준)는 뜬금없이 송윤아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며 그와 함께 죽기를 자청했다. 등장인물 모두가 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드라마는 비극을 위한 비극으로 달려갔다. 송윤아 조성하의 죽음과 지창욱 윤아의 키스는 부자연스러운 권선징악이었다. 그럼에도 'THE K2'를 향해 혹평만 내놓을 수 없는 것은 배우들이 용두사미 드라마와 웰메이드 드라마 사이의 간극을 열심히 메웠기 때문이다.
중심엔 지창욱이 있다. 그는 액션과 멜로 두 가지 짐을 어깨에 짊어졌다. 이성적인 얼굴을 하다가도 윤아 앞에만 서면 세상 다신 없을 사랑꾼이 됐다. 그의 달콤한 눈빛은 이 드라마의 핑크빛 멜로를 견인했다. 반면 송윤아 앞에서는 다른 얼굴이었다. 이성적이고 때론 반항적인 K2였다. 송윤아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우산을 씌워주는 신은 'THE K2' 통틀어 최고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성적인 긴장감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긴장감을 만들어낸 지창욱 송윤아는 항상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THE K2' 후속으로 오는 12월 2일부터 '도깨비'가 방송된다.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가 출연하며, '태양의 후예' 이응복 PD와 '로코 1인자' 김은숙 작가가 의기투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