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감독(48) 건국대 감독이 '2등의 희망'을 제시했다. 건국대는 지난달 28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 숭실대와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연장전으로 접어들었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3-5로 패배했다. 건국대는 12년 만에 결승에 올라 챔피언을 노렸지만 끝내 숭실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등은 실패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2등 속에서 발견한 희망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 감독은 우선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승부차기에서 패배해 아쉽다. 공격수 원기종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 우승하지 못한 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2014년 성남 FC 감독대행에서 물러난 뒤 다음해 모교인 건국대 지휘봉을 잡았다. 목표는 확고했다. 그는 당당하게 '건국대 축구 부활'을 내걸었다. 건국대는 춘계대학축구연맹전 6회 우승에 빛나는 강호였다. 하지만 2000년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4년, 2005년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뒤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이 건국대의 하락세를 반증한다. 이런 건국대를 대학 강호로 바라보는 이는 없었다.
12년 만의 결승행. 부활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승까지 온 과정은 만족스러웠다. 건국대는 15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숭실대와 0-0으로 무승부를 거둔 뒤 2차전에서 목포과학대를 2-0으로 격파했다. 토너먼트에 올라와서도 거침없었다. 32강전에서 부경대를 1-0으로 눌렀고, 16강전에서 중앙대에 1-0 승리를 거뒀다. 8강전에서 위기가 왔다. 가톨릭관동대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8강전까지 건국대는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4강전에서는 단국대와 난타전 끝에 3-2 승리를 챙겼다.
이 감독은 "8강까지 무실점 경기를 했다. 수비에 자신이 있었다. 무실점이라는 힘이 건국대를 이끌었다"며 "그 흐름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지 못해 아쉽지만 선수들이 잘해 줬다. 결승까지 오면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2등을 했으니 다음은 1등이다. 우승컵을 품어야 최종 목표인 축구 명문으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이 감독은 "2등에 만족하지 않는다. 2005년 이후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당연히 우승 욕심이 있다"며 "올해 차근차근 2등까지 올라왔다. 내년에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우승을 위해 보완할 점도 많다. 그는 "건국대는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다. 성장하고 있는 팀이다"며 "응집력이 부족하다. 기술적 세련미도 높여야 한다. 체력도 보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더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 건국대가 약체라는 선입견을 깨부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