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을 보유한 NC의 고민은 선발이다. 홀드 1위 원종현과 세이브 1위 임창민이 버티고 있는 불펜에 비해 선발의 중량감이 확연하게 떨어진다.
NC는 전반기에만 선발투수로 11명을 기용했다. 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는 6명. 이 가운데 4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8승3패·평균자책점 2.93)와 제프 맨쉽(7승·무패·평균자책점 1.53) 두 명뿐이다.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구창모와 장현식 모두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국내 에이스 이재학은 선발로 나선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9로 흔들렸다.
소화 이닝도 짧다. NC의 선발투수 평균 이닝은 4⅓이닝으로 리그 최저 수준이다. 해커가 6⅓이닝, 맨쉽이 5⅔이닝을 책임지고 있지만 국내 선발진이 제 역할을 못해 주고 있다. 지난해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던 최금강은 선발 평균 3⅔이닝을 소화했다. 구창모와 장현식 역시 4이닝을 버티기도 버겁다. 그 부담이 고스란히 불펜 과부하로 연결되고 있다. 후반기에도 NC의 고민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군에서 불러 올릴 만한 마땅한 자원이 없는 상황. 결국 '버팀목'은 해커와 맨쉽이다.
NC는 외국인 투수 농사가 성공적이다. 올해로 KBO 리그 5년 차에 접어든 해커는 여전히 강력하다. 시즌 16번의 선발 등판에서 8승을 거뒀다. 전반기 리그에 4명밖에 없던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중 한 명. 팀은 해커가 나온 경기에서 승률 0.813(16경기 중 13승)를 기록했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최소 6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100만 달러(연봉 90만 달러·옵션 10만 달러) 연봉이 아깝지 않은 성적이다.
맨쉽도 마찬가지다. 시즌 8번의 선발 등판에서 7승 무패로 승률 100%다. 오른팔꿈치 근육 부분 손상을 이유로 지난 5월 12일부터 7월 11일까지 6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지만 성적 하나는 발군이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던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 복귀해 4⅔이닝 1자책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클리블랜드 소속 현역 빅리거로 지난해 겨울 총액 180만 달러(연봉 170만 달러·옵션 10만 달러)에 계약한 맨쉽은 '중간계투→선발'이라는 보직 전환이 변수였다. 하지만 확장된 스트라이크존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면서 순항을 이어 가고 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0.91로 완벽에 가깝다.
NC는 해커와 맨쉽의 합산 시즌 성적이 15승(3패)이다. 선발진이 거둔 31승의 50%에 육박한다. 그만큼 두 투수의 행보가 리그 2위를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후반기에도 기댈 곳은 '외국인 듀오'다. NC의 시즌 방향타를 해커와 맨쉽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