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가 데뷔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 사극에 익숙했던 그가 한복을 벗어던지고 현대물,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니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터. 유승호는 "요즘 촬영장에 가는 게 너무 즐겁다.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찾아 뵙겠다"라면서 설렘을 내비쳤다.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정대윤 PD, 유승호, 채수빈, 엄기준, 강기영, 황승언, 박세완이 참석했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레르기로 연애해 본 적 없는 남자 유승호(김민규)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 채수빈(조지아, 아지3)과 만나 펼쳐지는 일을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정대윤 PD는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들의 성장과 사랑을 다뤘다. 인간과 로봇의 딥러닝에 대해 담아냈다. 신개념 SF 휴먼 로맨틱 코미디다.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신기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승호는 "멜로가 주가 되는 작품은 많이 어렵게 느껴졌다. 그간 사연 깊고 어두운 역할들만 하다 보니 뭔가 거기에 더 익숙해져 있었다. 멜로란 감정에 대해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혼자서 촬영할 때 뭔가 빈 자리가 느껴졌다. 그래서 멜로 작품을 할 때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해야 작품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채수빈과 같이 찍을 땐 마음이 놓이는데 혼자 찍으면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더라. 이런 게 멜로를 하게 만든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로물에 대한 겁이 많았는데 진지함 속 엉뚱함이 있는 민규가 코믹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설렌 마음으로 촬영에 참여하고 있다.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부분은 없다. 세상 진지한 와중에 허술함, 엉뚱함에서 오는 코믹함이 있다. 살짝살짝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윤 PD는 캐스팅과 관련해 "승호 씨 같은 경우 이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였다. 같이 일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제안을 했을 때 로맨스를 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다. 좋은 기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고 승호 씨의 눈빛을 봤을 때 눈빛에 로맨스가 가득 차 있더라. 이미 포텐이 터질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다행히 캐스팅이 잘 되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요즘 20대 여배우가 두터운 편은 아닌데 수빈 씨는 경력에 비해 감정전달이 정확하고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수빈 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도 그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기준 씨는 전작의 날카로운 역할을 했는데 현장에선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존재다. 100% 만족하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대윤 PD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소개를 봤을 때 장르면에서 다양한 것 같더라. 장르가 겹치지 않아 시청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릴 수 있는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로맨틱코미디가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AI라는 것이 인간에 대해 탐구해가는 과정이더라. AI 딥러닝이라는 것이 여러 데이터를 취합하고 조사하면서 본질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데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면에 좀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즐겁게 웃으면서 보지만, 보고서 마음 한켠에 사랑,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면 성공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관전 포인트에 대해 전했다.
앞서 로봇을 주인공으로 다뤘던 '보그맘'과의 차별점에 대해선 "비슷한 소재고 유쾌한, 쉬운 느낌의 코미디를 가지고 있다. 약간의 차이는 '보그맘'은 실제로 로봇이다. 로봇과 박사의 사랑 이야기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남자 주인공이 인간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다. 어떤 면에서 보면 '미녀와 야수'에 좀 더 가깝다. 로봇인 줄 알고 인간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선상에 있다. 사랑하는 대상이 인간인 걸 깨닫고 인간사회로 나오게 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채수빈은 "로봇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다. 지아가 주 이야기의 중심이다. 지아가 로봇을 흉내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로봇만이 할 수 있는 것과는 좀 다르다. 연기하면서는 그런('보그맘' 박한별의 연기) 부분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엄기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강렬한 악역 카리스마를 벗고 로봇 박사로 웃음을 안겨주고, 강기영은 훤칠한 사업가로 분한다. 신예 박세완은 엄기준을 돕는 천재 후임 박사로 분해 웃음을 전해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