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동근(38)이 '열일의 아이콘'에 등극했다. 올해 초 MBC 드라마 '미씽나인'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던 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정글의 법칙'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부터 비지와 음악 협업까지 가세했다. 분야를 가지리 않고 활약했다.
최근에 종영된 예능극인 '보그맘'을 통해선 데뷔 처음으로 '아빠' 역에 도전했다. 죽은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해 보그맘이란 로봇을 만들어 아들에게 선물하는 인공지능 로봇 연구자 최고봉 역을 소화했다. 이후 로봇과 진짜 사랑에 빠지면서 '달달한' 로맨스를 만들어 냈다. 실제로 세 아이의 아빠기도 한 그는 "진짜 아빠처럼 보였냐"고 물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때는 인터뷰가 싫어 피해 다녔고, 삶에 있어 자유가 제일 중요했다. 결혼 이후 생각에 전환이 일어났다. 모든 걸 내려놨다. 그 자리엔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자리를 잡았다. 인터뷰 내내 소회를 있는 그대로 전했다. 거침없고 꾸밈없는 소탈한 아빠이자 배우인 양동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 '보그맘'은 어떤 의미를 남긴 작품인가.
"그간 배우로서 아빠 역할을 준비해 왔다. 그 첫 시작이 '보그맘'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의가 크다."
-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 라인이 짙어졌다.
"그 정도로 멜로 라인으로 갈지 몰랐다. 처음엔 시트콤이니까 웃기면 되는 줄 알았다. 해프닝 이런 거로만 생각했는데 사랑 코드로 가면 갈수록 걱정이 많아졌다. 그래도 잘 끝나 다행이다."
- 박한별과 호흡은 어땠나.
"거침없더라. 흔히 생각하는 여배우를 향한 선입견, 편견을 내려놓게 했다. 털털하다는 걸 현장에서 보여 줬다. 그래서 편안하게 호흡을 맞췄다."
- 박한별에 포커싱이 맞춰진 작품이었다.
"제목이 '보그맘'이니 그게 당연하다. 그동안 빛나는 조연 역할들을 해 오면서 주목받는 부분에 대해 많이 내려놨다. 오히려 주목받기 위한 포지션보다는 극 전체가 잘되는 것에 일조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 (박한별의) 임신 소식은 언제 알았나.
"끝부분에 알게 됐다. 날이 추워지는데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끝까지 노력하더라. 컨디션이나 촬영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챙겼다. 애 낳는 걸 옆에서 봐 온 사람으로서 굉장히 경이로워 보이더라. 축복할 일이라고 축하해 줬다."
- 역할에 대한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다양성을 열어 두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정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하루, 한 달이 덜덜 떨리는 아빠의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일하는 이유는 우리 가족 때문이다. 그걸로 힘을 내고 있다. 다른 아빠들도 그럴 것이다."
- 과거엔 인터뷰하기 힘든 연예인이라는 악명이 있더라.
"해명하고 싶다. 소싯적이었다. 아역 양동근은 현장에서 일만 잘하면 끝이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인터뷰하러 오라고 하더라. 가면 다 어른들이었다. 말주변이 없었고, 인터뷰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는 아이였다. 그래서 거부감이 있었다. 인터뷰는 하기 싫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하러 가는 게 끌려가는 것 같았다."
- 그러한 생각을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혼이었다. 결혼 전후의 포지션, 책임감이 달라졌다. 예전엔 자신도 책임지지 않는 삶이었다. 이젠 나 아닌 누군가까지도 책임을 져야 하는 삶이 됐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해 왔던 그런 방식에서 탈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을 영원히'에 가치를 두고 귀하게 생각하자, 값지게 보내자고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