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共有) 또는 쉐어링(sharing). 최근 수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화두가 됐던 단어이자 현상이자 문화다. 공유란 쉽게 말해 어떠한 것을 다른 누구와 함께 무상 혹은 유상으로 나누는 것을 뜻한다.
이제는 이런 공유의 개념이 하나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차량과 승객을 연결하는 우버, 숙박시설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에어비앤비는 대표적인 공유경제의 산물이다.
문화공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다나플릭스’는 연극과 다양성영화 그리고 소극장과 관객을 연결하는 공유 플랫폼이다.
▶'공연 몇시간' 상영관 임대…무너지는 소극장주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여개에 달하는 소극장이 있다. 대부분 단일사업자로 존재하며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대부분 1~2편의 공연만을 상연한다. 소극장이 많은 대학로의 경우에는 월 임차료가 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 곳도 많은데 하나의 작품을 올리려면 소극장 사용 시간과 상관없이 한달의 임차료를 부담해야 한다.
또 대기업에서 투자한 대형극장 및 뮤지컬센터로 관객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소극장들이 연쇄 몰락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소극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9개소의 소극장이 문을 닫았는데 그 중 13개소가 재정상의 어려움이 원인이었다.
▶연간 제작영화 75% 저예산…극장상영 '그림의 떡'
해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개봉한 영화 총편수는 327편이다. 이중 1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가 250편으로, 이는 같은 해 만들어진 전체 영화의 75%를 차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콘텐츠가 좋더라도, 자본이 부족한 경우에는 개봉을 하지 못하고 IPTV와 같은 2차 시장으로 직행하거나, 그대로 묻히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소극장 공연 외 시간→다양성영화 상영
다나플릭스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만들어졌다. 공연시간 말곤 공연장을 사용하지 않지만 비싼 임대료를 내야했던 소극장 운영주. 공들여 제작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저예산 영화들. 다나플릭스는 소극장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런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상부상조의 문화 공유 플랫폼이다.
다나플릭스를 운영하는 다나크리에이티브 정민우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창출된 잉여수익은 소극장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그들이 더 나은 연극제작에 나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며 "다양성 영화를 제작하는 쪽에도 수익이 생기면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차기작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다나문화펀드' 조성, 다양성영화 제작中
의지 실현을 위해 다나크리에이티브는 매년 10억원 상당의 ‘다나문화펀드’를 조성, 다양성 영화 제작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대학로 연극인들의 삶과 애환을 녹여낸 ‘혜화동 사람들(임길호 감독)’은 최근 촬영을 마쳤고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말에는 ‘사냥꾼의 밤(가제)’과 ‘웨딩브레이커(가제)’가 차례로 크랭크인 될 예정이다.
위 세 편 작품의 제작은 코시아그룹(구성목 대표)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목 대표는 영화 ‘우리 만난적 있나요’, ‘이웃사람’, ‘더 폰’, ‘통증’ 등을 제작한 유명 제작자다.
다나문화펀드는 초기 세 작품으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섯 편 이상으로 제작편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영화 제작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유수의 제작사들과 물밑 협상 중이라는 후문이다.
다나플릭스는 대학로 대표 웰메이드 연극인 ‘수상한 흥신소 1탄·2탄·3탄’, ‘S다이어리’ 등을 연출하고 있는 극단 익스트림 미디어 팩토리(유봉선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극단에 소속된 다섯 개의 소극장과 계약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전국 20여개의 소극장과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공연관련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익스트림 미디어 팩토리는 다나플릭스의 극장운영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