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선두의 저력을 발휘했다. 상대에게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동안 무려 7점을 연속해서 뽑았다. 이바나의 연속 득점, 상대의 연속 범실로 22-23 턱밑까지 추격한 도로공사는 배유나가 이재영의 퀵오픈 공격을 막아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상대 범실과 정대영의 서브에이스로 25-23, 드라마처럼 세트를 따냈다.
분위기를 탄 도로공사는 4세트 25-17, 5세트는 15-8로 손쉽게 따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바나가 양 팀 최다인 37점을 올렸고, 박정아와 배유나도 19점·17점씩 보탰다.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던 도로공사는 시간이 갈수록 안정된 경기력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초반 3경기 연속 5세트 접전 끝에 패한 도로공사는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지난달 14일 현대건설전(1-3 패) 이후 지는 법을 잊었다. 이후 7연승 중이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도로공사는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뛰어난 팀 밸런스를 자랑한다. 외국인 선수 이바나가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 주고 FA 이적한 박정아가 국내 선수 득점 2위에 오를 만큼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센터 배유나와 정대영은 높이를 잘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문정원과 임명옥은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중앙에는 베테랑 세터 이효희가 버티고 있다. 백업 선수층도 두껍다. 도로공사는 2위 현대건설(8승5패·승점 24)이 다소 주춤한 사이에 격차를 7점까지 벌리며 당분간 독주 체제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천안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6위 우리카드가 5연승에 도전한 현대캐피탈을 3-2(25-21, 27-29, 20-25, 25-22, 15-13)로 꺾었다. 우리카드는 1373일 만에 천안 원정에서 이겼다.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양 팀 최다인 35점에, 공격성공률도 59.32%를 기록했다. 나경복도 14점을 보탰다. 개막에 앞서 복병으로 꼽힌 우리카드는 3라운드 들어 3승1패를 거두며 중위권 도약과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선두 삼성화재보다 한 경기 적게 치른 상태에서 2위였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 시 이틀 만에 선두를 재탈환할 수 있었지만 우리카드의 벽에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