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한현민이 '라디오스타'를 접수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겪기도, 아버지와 소통의 장벽 앞에 가로막혀 있기도 했지만 그것을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했다. 매료될 수밖에 없는 비타민 소년이었다.
2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2018 가즈아', 일명 2018년 유망주 특집으로 꾸며졌다. 개그맨 김수용, 모모랜드 주이, 한현민, JBJ 권현빈, 방송인 홍석천이 참석했다.
이날 한현민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피부색과 진한 곱슬머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외모와 달리 구수한 입맛과 말투를 자랑하는 소년이었다.
한현민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무역회사에 다니다가 아버지와 만났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공용어인 영어를 쓰는데 영어를 못 하는 한현민. 아버지와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엄마가 중간에서 통역해준다. 영어는 힘들더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왼손잡이인 한현민을 보고 아빠가 잔소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에도 대화가 통하지 않아 엄마를 향해 "뭐래?"라고 물었다는 소년이었다. 예상 밖 스토리 전개에 배꼽을 잡았다. 또 5남매 중 장남인 그를 제외한 동생들은 아빠와 소통이 된다고 덧붙여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현민은 유치원 들어가기 전까지 다른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걸 잘 느끼지 못했다고 운을 떼며 차별을 당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내가 봐도 나만 까맣더라. 근데 다르니까 경계하거나 놀리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의 엄마가 '저런 애랑 놀지 마'라고 하기도 하고, 짜장면을 먹고 있으면 '까만 애가 짜장면 먹네'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과거 상처를 꺼내놓으면서도 한현민은 밝은 모습이었다. 상처에 대한 아픔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더 다운되기 때문에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극복한 것. 이러한 차별은 없어져야 한다고 뚜렷한 소신을 밝혀 공감을 이끌어냈다.
혼혈이면 보통 이중국적자인데 한현민은 한국 국적자였다. 그 이유는 "엄마가 귀찮아서"였다. 모델 데뷔 과정도 웃음을 자아냈다. "PC방에 미쳐 있었다. 친해진 PC방 형이 지인의 옷 브랜드 모델로 날 추천했고 그 사진을 본 관계자들에게 연락이 왔다. 이태원 길 한복판에서 걸어보라고 했다. 걷자마자 계약이 됐고 서울 패션위크 무대에 모델로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피부색 때문에 어린 시절 차별로 인한 상처가 있었지만, 모든 걸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켰던 한현민.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고 외모와 달리 토종 입맛과 말투를 자랑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순수 한국인 한현민의 2018년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