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경기서 1-3으로 패했다.
앞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새 얼굴들의 활약 속에 2-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출정식을 겸해 열리는 이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끝으로 최종명단 23명을 확정짓고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떠난다.
온두라스전과 마찬가지로 손흥민(토트넘)-황희찬(잘츠부르크)이 투톱으로 나섰다. 2선에는 이재성(전북)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정우영(빗셀 고베)이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고 양쪽 윙백은 김민우와 홍철(이상 상주)이 포진했다.
비장의 카드였던 스리백 실험에는 오반석(제주) 기성용(스완지 시티) 윤영선(성남)이 나섰다. 이날 경기로 A매치 100경기 출장, 센추리 클럽을 달성하는 기성용은 스리백의 중앙에서 포어리베로 역할을 맡아 분전했다. 골문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뒷공간을 지키지 못했고, 에딘 비스카(바샥셰히르)에게만 3골을 내주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초반부터 위협적으로 밀고 내려오는 보스니아를 상대로 한국도 치열한 공세를 펼쳤다. 전반 26분, 이재성과 이용을 거쳐 손흥민에게 골문 앞 득점 기회가 주어졌다. 공을 끌고 수비수 2명을 제쳐낸 손흥민은 보스니아 골대를 향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로 연결되지 못했고,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친 한국은 곧바로 보스니아에 역습을 허용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보스니아는 제코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 흘러간 공을 에딘 비스카가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그러나 끌려가는 분위기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반 29분 정우영이 상대 패스를 끊어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이 공을 이재성이 이어받아 문전으로 침투,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키퍼를 가볍게 넘기는 슈팅으로 단숨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선제 실점 이후 곧바로 따라잡으며 1-1이 되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하지만 좀처럼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반 45분 다시 한 번 비스카에게 돌파를 허용,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쳤다.
하프타임 이후 신태용호는 오반석을 빼고 권경원(톈진)을 투입했다. 보스니아의 골문을 노린 공격은 계속 이어졌지만 이렇다 할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미랄렘 퍄니치와 제코는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루즈해진 가운데 신태용 감독은 후반 29분 구자철과 윤영선을 빼고 주세종(아산 무궁화)과 정승현(사간 도스)를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34분,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 한 방에 또다시 신태용호의 수비가 무너졌다. 이번에도 비스카가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스코어는 1-3으로 벌어졌다. '가상 스웨덴'전임을 고려하면 야심차게 스리백을 들고 나왔던 신태용호로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점수였다.
추가 실점을 허용한 신 감독은 후반 35분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을 넣어 만회골을 노렸다. 온두라스전에서 각각 도움과 골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던 이승우, 그리고 문선민에 이어 후반 41분에는 김신욱(전북)까지 투입됐다. 공격을 늘린 한국은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만회골을 위해 노력했으나 더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1-3 패배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