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3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멕시코와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네이마르는 멕시코 수비의 거친 압박 속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가 모두 16강을 끝으로 짐을 싼 가운데 네이마르는 당당히 슈퍼스타의 자존심을 지켰다.
네이마르는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3000억원)를 기록한 특급 공격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2인자'로 분류됐다. '축구의 신'으로 통하는 호날두와 메시의 존재감이 너무 컸던 탓이다. 축구팬들은 네이마르보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호날두와 메시에게 더 큰 관심을 보냈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소속팀을 옮긴 것도 소용없었다. 바르셀로나 에이스 메시의 그늘에 가린 네이마르는 '1인자'를 꿈꾸며 팀을 옮겼다. 약 3000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한 것도 이때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문제였다. 네이마르는 지난 2월 마르세유와 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오른발 발등뼈가 부러졌다. 약 100일간의 재활 기간을 거쳐 월드컵 개막 직전에 복귀했지만,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평가였다. 지난달 4일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통해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네이마르는 복귀골을 넣었지만 훈련 부족으로 동료들과 팀워크에서 문제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별리그에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네이마르는 스위스와 1차전에서 상대팀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득점 없이 파울만 열 차례 당했다. 코스타리카와 2차전에선 몸싸움을 걸어 온 상대 선수를 향해 심한 욕설을 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그는 이 경기에서 대회 첫 골을 넣고 눈물까지 흘렸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일부 팬들은 부진한 네이마르를 향해 비판을 쏟아 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부TV의 질타에 거칠게 반박하는 등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네이마르는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멕시코와 16강전 후반 6분 윌리안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 골문으로 슬라이딩하며 선제골을 터뜨린 그는 후반 43분엔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뒤 상대 오초아 골키퍼의 몸을 맞히는 재치 있는 슈팅 같은 패스로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피르미누의 골을 도왔다. 브라질의 2골 모두에 관여한 네이마르는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네이마르는 멕시코전이 끝난 뒤 브라질 스포르TV와 인터뷰에서 "네이마르의 월드컵이 아니라 브라질의 월드컵이 되기를 바란다"며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국내 팬들은 "네이마르가 '메날두(메시와 호날두를 합친 말)'를 지웠다"고 칭찬했다.
부활한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은 2002 한일 대회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 우승에 청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일 결승에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격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브라질이 우승 확률 테이블에서 최상위 자리를 유지했다. 크로아티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