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오른쪽)가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하고 있다. 샌즈는 이후 비자발급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고, 15일 귀국 후 1군에 등록됐다. 16일 선수단에 다시 합류해 본격적인 적응에 들어간다. 정시종 기자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1)의 자리도 보장되지 않는다. 강타선을 구축한 넥센의 상황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샌즈를 1군에 등록했다. 지난 7일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된 샌즈는 비자 발급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고, 귀국 후 곧바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16일부터 선수단에 합류해 본격적인 KBO리그 적응을 시작한다. 영입 후 즉시 전력으로 기용되는 다른 외인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구단 기조엔 조급함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샌즈가 없어도 팀이 잘 나간다. 8월2일부터 15일까지 무려 11연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팀 타율이 무려 0.403이다. 팀 장타율(0.610)과 팀 출루율(0.454)을 합한 팀 OPS가 1.064. 쉽게 말해 핵 타선이 구축됐다. 초이스가 주로 맡은 우익수로 나선 이정후가 리그 타격 1위에 올랐고, 이정후를 대신해 중견수로 출전한 임병욱의 8월 월간 타율이 0.389(54타수 21안타)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타자가 없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 10개 구단 중 두산과 함께 외국인 타자 비중이 가장 적은 구단이 넥센이다.
일단 장정석 감독은 샌즈를 우익수로 분류했다. 선수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포지션이다. 그러나 붙박이로 기용할 생각은 없다. 장 감독은 "처음엔 아니지만 샌즈에게 경기를 다 줄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성적에 상관없이 기회를 무조건 보장하진 않겠는 의미다. 이어 "(샌즈가) 홈런을 치고 가공할 만한 능력을 보여주면 (기회를 줄 수 있는) 다른 카드를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투수 입장에선 피해갈 곳이 없는 타선이다. 지난해 4번 타순을 책임진 김하성이 6번에 들어갈 정도다. 박병호가 중심타선을 이끌면서 파괴력이 더 올라갔다. 장정석 감독은 "지금 우리 얘들이 정말 무섭다. 8번 송성문까지 잘 쳐주니까 9번 타순 하나 빼면 다 무섭다. 어디서 (장타가)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감탄했다.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타선이 짜임새 있게 돌아간다. 샌즈에 모든 것을 올인할 필요가 없는 넥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