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1-1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광현이 분투했고, 한 차례 기선을 내준 타선은 6회 공격에서만 6득점 하며 전세를 뒤엎었다. 그러나 외인 선발 메릴 켈리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고도 9회 동점을 허용했다. 10회는 신재웅이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승리를 했다. 10회 공격에서 김강민의 동점포, 한동민의 끝내기포가 나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부는 5회까지 투수전이 이어졌다. SK 선발 김광현은 속구-슬라이더 조합으로 수 차례 위기를 넘겼다. 상대 타자의 머릿속을 간파하는 커브 구사도 돋보였다. 5일 휴식을 취하고 나선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투구는 위력이 있었다. 시속 140km 대 후반 직구가 보더 라인을 걸치는 제구까지 겸비했다.
선취점이 주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균형은 실책성 플레이로 나왔다. SK가 먼저 안 좋은 플레이를 했다. 김광현이 6회 무사 1·2루를 자초한 뒤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제리 샌즈까지 좌측 땅볼을 유도했다.
무난히 더블플레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SK 3루수 최정이 공을 더듬었다. 결국 2루 송구를 포기하고 타자 주자만 잡았다. 김광현은 후속 임병욱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0-2)를 만들었지만 3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중전 2루타를 허용했다.
바뀐 투수 김태훈이 폭투까지 범하며 세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그러나 똑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상황은 이랬다. 6회 선두타자 김강민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후속 한동민은 평범한 땅볼을 쳤다. 넥센 신인 2루수 김혜성은 안정감 있게 포구했다. 문제는 다음 동작. 좌중간 외야로 빠지는 악송구가 됐다.
무사 1·2루 기회를 맞은 SK는 3번 타자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 제이미 로맥이 동점 스리런 홈런을 쳤다. 경기가 원점이 됐다. 2사 뒤 나선 김동엽은 중전 안타를 치며 브리검을 강판시켰다.
집중력이 이어졌다. 대주자 김재현이 도루에 성공했고, 타자 김성현은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 강승호도 7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을 얻어냈다. 만루 기회에서 넥센은 '불펜 에이스' 안우진을 올렸고 SK는 대타 최항을 내세웠다. 두 선수의 4구 승부에서 이날 승패가 갈렸다. 우중간 안타가 나왔고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SK가 6-3으로 앞서갔다.
SK도 손 쉽게 승리할 수 있는 순간을 놓쳤다. 켈리가 9회 흔들리며 송성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서건창엑 땅볼을 유도했다. 깊은 타구였고 내야 안타도 감수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2루수 강승호가 균형이 무너진 자세에서 1루 송구를 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송성문이 홈을 밟았고 2점 차까지 점수가 좁혀졌다. SK는 그제야 투수를 바꿨지만 마운드에 오른 신재웅이 박병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경기 뒤 트레이 힐만 감독은 9회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나 켈리 카드가 실패하고, 필승조 투수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상처도 있었다.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 1차 결정전에서도 5회 KIA 내야진에서 거듭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며 전세가 기울었다. 한화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더 세밀한 플레이를 한쪽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내야진에서 나온 아쉬운 수비 두 개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