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일단 뜨겁게 사랑하라'(이하 '일뜨청')에는 김유정·윤균상 버금가는 케미꾼들이 있었다. 극 중 윤균상의 청소업체 '청소의 요정' 삼인방이 그 주인공. 그중 학진은 마음 깊숙한 곳 비밀을 간직한 이동현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표정 변화도 없고 베일에 감춰진 인물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나중에 비밀이 밝혀지고 나서는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대사보다 표정이나 뉘앙스로 표현해야 하는 연기를 훌륭히 해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민규·차인하와의 호흡도 좋았다. 브로 케미의 정석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어릴 때부터 10년간 배구라는 한 우물을 팠지만 부상으로 접어야 했다. 그때 마음속에 있었던 배우라는 꿈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전향한 후엔 단 한 번도 연기자의 길에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다는 학진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29세, 조급할 법도 하지만 뭐든지 10년은 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종영소감은. "시원섭섭하고 후련한 기분이 든다. 1년 동안 길게 준비하면서 많은 과정이 있었고 시행착오도 있었기 때문에 시원하게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후련해졌다."
-비밀을 간직한 인물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은. "너무 티를 안내려고 노력했다. 너무 티내면 궁금함이 금방 사라지게 될 것 같아서 궁금증을 더 유발하기 위해서 무거움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돌부처, 츤데레 캐릭터였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실제론 활발할 땐 활발하다. 동현이라는 캐릭터는 묵묵함을 꾸준히 이어가는 캐릭터였는데 나하고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었다."
-텐션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했겠다. "(김)민규 형과 (차)인하가 재미있게 해주는데 나마저 가볍게 할 수 없더라. 청소의 요정 직원들 끼리의 케미가 있었고, 동현이는 묵묵함과 꾸준함을 계속 이어나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청소의 요정 직원들과 케미가 좋았다. "청소의 요정끼리 정말 친하게 지냈다. 촬영이 아니더라도 많이 모여서 얘기했다. 작품 얘기도 하고 사적인 얘기도 했다. 친해져서 촬영장에서도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
-원작에도 있는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했는지. "원작을 봤다. 그런데 원작과 드라마 대본이 조금 달라진 점이 있었다. 캐릭터 자체보다 외형적으로 원작에서는 얼굴을 안 보이게 가린 캐릭터였다. 어떤 위압감을 주기 위해서 드라마로서는 운동을 해서 벌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균상과 관계가 감동적이었다. "일단 대표님이 나를 믿어주고 손을 뻗어줘서 같이 일을 하게 됐기 때문에 대표님은 내 제2의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할머니 병원비처럼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줬기 때문에 그렇게 감정선을 이어갔다."
-김유정과 호흡은. "많은 걸 배웠다. 확실히 연기자로서는 훨씬 선배이고 인생으로 봤을 때도 배울 게 많은 친구다. 말할 때나 현장에서 해야 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팁을 줘서 그런 걸 많이 듣고 활용하려고 했다.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마웠다." -이번에 멜로를 지켜봤기 때문에 로맨스 연기에도 욕심이 날 것 같다. "너무 해보고 싶다. 옆에서 달달한 사랑을 하니까 나도 멜로나 로맨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끓어올랐다. 멜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필살기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학진이 멜로에서 새로운 모습이 나오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올해로 29세가 됐는데. "안 믿긴다고 해야하나. 연기를 늦게 시작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갔다는 생각이 최근에 많이 든다. 내년에 서른살이 된다니 안 믿긴다. 29세가 되니 마음 먹은 게 좀 다른 것 같다."
-데뷔 3년차에 29세인데 조바심이 날 법도 하다. "1%라도 조바심이 안난다는 건 거짓말인 것 같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지금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조바심을 낸다고 일이 잘 풀리는 게 아니니까 그걸 떨쳐내고 그럴 시간에 더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걸 배우는지 궁금하다. "연기도 배우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걸 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관찰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가야 한다. 여행도 많이 가보려고 한다."
-쉴 때는 주로 뭘 하는지. "요즘에는 운동을 하는데 배낭여행을 한 번 가보려고 한다. 무작정 비상금 10만 원만 가지고 가는 거다. 많은 걸 얻어서 올 것 같다. 서른 살 전에는 무조건 도전해보고 싶다. 혼자 여행을 가본 적도 없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잘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