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일단 뜨겁게 사랑하라'(이하 '일뜨청')에는 김유정·윤균상 버금가는 케미꾼들이 있었다. 극 중 윤균상의 청소업체 '청소의 요정' 삼인방이 그 주인공. 그중 학진은 마음 깊숙한 곳 비밀을 간직한 이동현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표정 변화도 없고 베일에 감춰진 인물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나중에 비밀이 밝혀지고 나서는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대사보다 표정이나 뉘앙스로 표현해야 하는 연기를 훌륭히 해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민규·차인하와의 호흡도 좋았다. 브로 케미의 정석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어릴 때부터 10년간 배구라는 한 우물을 팠지만 부상으로 접어야 했다. 그때 마음속에 있었던 배우라는 꿈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전향한 후엔 단 한 번도 연기자의 길에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다는 학진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29세, 조급할 법도 하지만 뭐든지 10년은 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20대를 통틀어 제일 기뻤던 것은. "'악몽선생'이라는 드라마도 있고 여러가지 일을 했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여전히 못 버린 배구에 대한 미련을 후련하게 보내줄 수 있었다. 10대 때 10년동안 해왔기 때문에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예체능'을 하면서 떨쳐낼 수 있게 돼서 가장 기쁘고 행복했다."
-배구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나. "'예체능' 이후로 정말 말끔하게 보내줄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모호하게 남아있는 미련이 조금은 있었는데 '예체능'에서 우승까지 하고 나니 미련이 안 남더라. 시원하게 보내줄 수 있었다."
-배구 선수 생활을 오래 한 게 배우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끈기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운동했을 때 힘든 과정이 있고 시합을 한 게임 뛰기 위해서 수천바퀴의 운동장을 뛰고 줄넘기를 넘고 그런 과정을 위해 이 악물고 했다. 그때 생긴 끈기가 지금 많이 도움이 된다."
-배구 선수를 할 때부터 배우에 관심이 있었다고.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주변에도 연예인은 없고 운동선수 친구들 밖에 없었지만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운이 좋게 제대를 하게 돼서 회사를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운명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다."
-일찍 군대를 다녀온 건 신의 한 수다. "사실 20대에 한 일 중 제일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그만두고 가장 힘든 시기에 군대라는 단체 생활을 하게 됐다. 군대도 사회 생활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면서 군대 생활을 하다보니 운동을 그만둔 힘듦도 잊게 됐다. 힘든 시기를 무마할 수 있게 해준 게 군대인 것 같다." -연기가 즐거운 이유는. "대본을 보고 상상하고 간 게 완벽하게 재현됐을 때 희열이 느껴진다. 물론 100%는 나올 수 없지만 8~90%는 나와도 그 희열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대한 상대 배우가 한 것에 리액션을 하려고 한다. 상대방과 오랫동안 봐온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떤 연기가 나올지 모르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생각을 하고 현장에 간다."
-'일뜨청' 촬영 중 그런 희열 느낀 장면이 있다면. "동현이가 할머니가 아파서 중환자실에 간 이후 처음으로 청소의 요정 직원들한테 속내를 얘기한다. 그때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 표현해본적 없는 마음을 친구들이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을까, 어떻게 받아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 기억에 남는다."
-100% 만족스러웠는지. "물론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지금 100%를 한다고 하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배워야할 게 많고 이번 작품을 통해서 내 연기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더 열심히 해서 내가 상상하고 그리고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때때로 연기자가 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는 없었나.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다. 이 길이 아니라고 주변에서 막았더라도, 아마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일은 10년 정도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10년간 해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깨닫게 된 점이다. 10년이 가기 전까지는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려고 한다."
-올해 목표는. "배우로서는 올해는 연말 시상식에 가서 상도 받아보고 싶고 대중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많은 인사를 하고 싶다. 드라마가 아닌 스크린이 될 수도 있고 예능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배우가 아닌 인간 양학진으로는 부모님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