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봄의 완연한 기운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제주도. 제주도에는 2월에 특히 걷기 좋은 곳들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기 좋은 여행길 4곳을 소개한다.
제주시에는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트레일 A코스(수월봉 엉알길)가 있다.
차귀도가 보이는 해안 길을 따라 시작해 수월봉 정상까지 올라갔다 엉알과 화산재 지층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길을 걷는 동안 푸른 바다와 화산재 지층으로 이뤄진 절벽·천연기념물 제513호인 수월봉·검은모래해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수월봉 정상에서는 차귀도·누운섬·당산봉을 비롯해 광활한 고산 평야와 산방산·한라산이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서귀포에는 거닐기 좋은 곳이 더 많다.
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은 유토피아로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중섭갤러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구도심에 위치한 4개의 미술관(이중섭미술관·기당미술관·소암기념관·서복전시관)과 예술시장·관광극장·시 읽으며 걷는 거리 등이 있다. 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정방폭포 등을 연결한 길로, 볼거리가 한가득이다.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의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으며, 거리 곳곳에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귀포시 갑마장길과 가름질 '쫄븐갑마장길'은 10㎞로 총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 코스다.
이름도 낯선 쫄븐갑마장길은 ‘최상급 말을 키우던 곳’이라는 뜻의 ‘갑마장’과 작다는 의미의 ‘쫄븐’을 합친 이름으로, 갑마장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무성한 곶자왈을 지나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길과 금빛 억새가 일렁이는 따라비오름, 일몰이 장관인 큰사슴이오름을 걷는다. 하루 동안 걸었지만 여러 길, 사계절을 걸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곳은 조랑말체험공원에서 시작해 가시천-따라비오름-잣성길-큰사슴이오름-꽃머체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여서 작은 배낭을 메고 호젓이, 혹은 사색하며 걸어 보길 추천한다.
쫄븐갑마장길보다 긴 코스인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은 제주의 숲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제주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곧 제주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 한라산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인간의 발길이 쉽게 닿지 못하는 해발 600~800m인 한라산의 깊은 품에는 상록 활엽수림과 낙엽 활엽수림이 어우러진 독특한 원시림이 자리 잡고 있다. 그 한라산의 속살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길이 한라산둘레길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동백길은 일제강점기 때 생긴 하치마키 병참 도로와 임산 도로·표고버섯 재배지를 연결하는 운송로 등을 엮어 만든 것이 특징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사설>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A코스의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