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및 배달비 유료화가 잇따르면서 '편의점 치킨'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각 편의점 본사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치킨 고객을 '모시기' 위해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반면 편의점과도 경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는 말 그대로 '치킨게임'에 몰리며 울상을 짓고 있다.
'치킨 고객 모시자' 팔 걷어붙인 편의점들
1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프라이드치킨 매출은 2016년 전년 동기 대비 7.1% 성장에 이어 2017년 14.3%, 2018년 16.5%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과 배달비 유료화를 공식화한 지난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6.1%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GS25'도 마찬가지다. 조각 치킨을 포함해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간식류 매출은 2017년에 전년 동기 대비 59.6% 성장했다. 2018년에는 24.4%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고,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표 치킨이 잘 팔리자 본사도 새 고객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 CU는 전국 2200여 개 점포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 프라이드치킨 외에도 어디서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꼬치 타입을 판매하는 등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다.
GS25는 올해부터 치킨을 취급하는 가맹점주들에게 기름 비용과 튀김기 청소 등 부대 비용의 50%를 '치킨 장려금'으로 지원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단 위생 점검에서 우수 점포로 판정된 점포에 한해 장려금 지원이 이뤄진다. GS25에서 치킨이 판매된 것은 2015년부터다. 당해 11개 매장에 불과했던 조각 치킨 취급 점포는 현재 3000여 곳으로 급증했다. 이들 점포에서는 ‘치킨25’라는 별도 이름으로 조각 치킨 판매대가 운영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BBQ와 협업을 통해 편의점용 낱개 치킨을 테스트식으로 판매했다. 최근 배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인근 편의점에서 손쉽게 브랜드 치킨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국내에서 치킨 등 조리식품 판매를 최초로 도입한 미니스톱은 지난해부터 스리라차·커리·마라 소스 등 기존 프라이드치킨에서 탈피한 다양한 맛의 치킨을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끌어당기고 있다.
편의점 가세한 '치킨게임'에 프랜차이즈 울상
편의점 치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또 맥주를 사면서 함께 치킨을 구매하는 등 편의성도 높다.
지난해 일부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치킨 한 마리 가격을 2만원대로 인상했다. 그러나 편의점 치킨 한 마리는 현재 1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각종 할인 이벤트가 잦아 실제 치킨 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영업의 대표 격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최근 2년 사이에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17년 기준 서비스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치킨집 가맹점 수는 2만4654개로 전년보다 2.8%(700개) 줄었다. 치킨집 가맹점 수는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종사자 수도 6만536명으로 같은 기간 3.7%(2313명)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은 성장세가 계속된다. 2017년 편의점 매출액은 19조3392억4000만원으로 2016년보다 22.8%(3조5848억5400만원) 증가했다.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15.9%(5441개) 늘어난 3만9683개, 종사자 수는 21%(2만6920명) 증가한 15만4815명이었다. 같은 기간에 편의점 가맹점당 매출액은 4억8730만원으로 전년보다 5.9% 늘었다. 2016년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7%였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여가 시간 증가, 2만원대 치킨이 등장이 고루 겹치면서 편의점 음식과 치킨 등 매출도 함께 상승세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