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하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못 던진 건 아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삼진(종전 8개)을 잡아냈다. 사타구니 부상 여파로 12일 만에 성사된 선발 복귀전이라는 걸 고려하면 호투에 가까웠다. 그러나 옐리치를 넘지 못했다.
경계 대상 1순위였다. 옐리치는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11개)에 올라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위협적이었다. 이날 허용한 실점이 모두 옐리치의 손에서 나왔다. 출발은 괜찮았다. 1회 첫 타석에선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체인지업을 이용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하지만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맞았다. 노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6구째 던진 80.9마일(130.1km/h) 체인지업이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세 번째 맞대결이던 6회에도 장타가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온 옐리치에게 던진 초구 68.8마일(110.7km/h) 커브가 완벽한 타이밍에 공략당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피안타율은 0.429. 구종 장타율은 0.857로 높았다. 스트라이크존에 밋밋하게 들어간 실투성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옐리치는 타구를 오른쪽 펜스 밖으로 날려 버렸다. 류현진은 두 번째 피홈런 이후 흔들렸다. 1사 후 헤수스 아귈라에게 경기 첫 볼넷을 허용했다. 2사 후에는 에르난 페레스에게 안타를 맞고 결국 강판당했다.
천적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인 옐리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4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타율 0.364, 출루율(0.364)과 장타율(0.818)을 합한 OPS가 무려 1.182였다. 지구가 달라 많은 상대 전적이 쌓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시즌 첫 맞대결 이후 상대 타율은 0.429(14타수 6안타)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