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선발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 온 문승원(30)이 지난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5일 창원 NC전 피칭 도중 1회 상대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게 문제였다. 문승원은 당시 "충분히 던질 수 있다"는 사인을 보낸 뒤 4⅔이닝 7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인천으로 돌아온 뒤에도 통증이 계속돼 병원 검진을 받았고, 내측 비복근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들었다. SK 관계자는 "열흘 만에 곧바로 돌아올 수 있는 부상은 아니다. 치료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두세 번 정도는 로테이션을 거를 듯하다"고 설명했다.
승승장구하던 SK로는 아쉬운 공백이다. 김광현-앙헬 산체스-브록 다익손-박종훈-문승원으로 이뤄진 SK 선발진은 올 시즌 팀을 선두권으로 올려놓은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지난 27일까지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26으로 두산(2.74)에 이어 2위고, 선발승도 21승으로 역시 두산(22승) 다음으로 많다. 선발진이 소화한 이닝 수는 총 303⅓이닝. 올 시즌 선발진이 300이닝 이상 투구한 팀은 SK 외에 두산(319이닝)과 키움(305⅔이닝)밖에 없다.
무엇보다 개막 선발진에 포함된 투수 다섯 명 가운데 단 한 명도 로테이션을 이탈하지 않은 팀은 10개 구단 중 SK가 유일하다. 올 시즌 SK에서 선발 등판 기록을 남긴 투수는 앞서 언급한 다섯 명뿐이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지거나 부진으로 교체된 투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안정성 면에서 리그 최고로 꼽혔다.
SK 역시 이 다섯 명 체제를 최대한 단단하게 유지하기 위해 선발투수들의 투구 이닝과 투구 수, 컨디션 관리에 힘썼다. 하지만 개막 53경기 만에 이탈자가 한 명 발생했다. 두산과 선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더 아쉽지만, 불의의 부상은 하늘도 막을 수 없는 악재다.
문승원의 빈자리는 일단 오른손 투수 조영우가 채운다. 염경엽 SK 감독은 28일 인천 kt전에 앞서 "조영우를 문승원의 대체 선발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조영우는 2014년 한화에 입단한 뒤 2015년 말 프리에이전트(FA) 투수 정우람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1군에서 활약할 준비를 해 왔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1군에선 두 경기에 불펜으로 나섰다. 조영우는 "승원이 형의 자리에 임시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던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