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C와 계약한 크리스천 프리드릭. 직전 소속팀이 미국 독립리그로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이젠 미국 독립리그(Independent baseball league)까지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일 NC가 영입을 발표한 대체 외인 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32)의 전 소속팀은 미국 독립리그 애틀랜틱 리그 뉴 브리튼 비즈(New Britain Bees)다. 국내 프로야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 직전 소속팀이 '독립리그'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독립리그는 유망주가 몰려있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블A와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미 전성기를 지났거나 프로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실력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당연히 국내 구단 스카우트가 우선적으로 보는 '인재풀'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NC는 독립리그에서 선수를 찾았을까. 프리드릭 영입 발표 이후 국내 A구단 외인 스카우트는 "현재 금액으로는 국내에 올 선수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현재 금액'은 지난해 9월에 열린 2018년 KBO 제5차 이사회와 연결돼 있다.
당시 이사회에선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총액을 이적료와 계약금 등을 포함해 최대 100만 달러(11억6000만원)로 제한했다. 교체선수에 대해선 잔여 개월 수에 따라 계약 총액이 산정되는 조건을 달았다. 계약이 시작되는 2월부터 월에 10만 달러(약 1억1800만원)씩 줄어드는데 7월로 넘어가면서 계약 총액 50만 달러도 무너졌다. 이젠 40만 달러 후반 금액으로 영입 가능 선수를 찾아야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금액도 계속 줄어든다.
스카우트들은 하나 같이 "데려올 선수가 너무 없다"고 말한다. 엄살이 아니다. 40만 달러 안팎의 연봉도 선수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런데 원 소속팀에 이적료까지 지불하면 제시할 수 있는 연봉이 더 줄어든다. '즉시 전력감'인 40인 로스터에 들어가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건 이제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 됐다. 최근 국내 B구단이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 있는 마이크 포드와 라이언 맥브룸 영입에 관심을 가졌지만 불발된 것도 '이적료'가 원인 중 하나였다.
C구단 스카우트는 "선수가 내년을 바라보고 올해 10만 달러만 받고 뛰겠다는 도전 의지가 있으면 모르겠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생각을 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끝났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KBO 리그는 신규 영입 외인에 대해선 다년 계약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체 선수로 데려올 때 내년 시즌엔 대한 '보장'을 하면 위반이다. D구단 스카우트는 '팬들의 눈높이도 있기 때문에 아무 선수나 계약할 순 없는데 총액 제한으로 영입 가능한 마땅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KBO 리그에서 뛰겠다는 의지를 밝힌 선수는 있다. 외야수인 헨리 라모스와 라파엘 오르테가 같은 유형이다. 그러나 각 팀의 영입 우선순위 후보가 아니다.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낮은 연봉을 감수하고 오겠다는 선수는 더 찾기 어렵다. 시즌 중 선수 교체는 대부분이 투수라 영입난의 연속이다. 평소에 관심이 높지 않았던 독립리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이적료 줄다리기를 할수록 베팅 가능한 총액은 계속 줄어든다. 독립리그 선수들은 이적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총액 제한 때문에 이름값 있는 선수를 데려오기 힘든 각 구단의 '차선책'이 바로 독립리그이다.
물론 독립리그 선수가 꼭 KBO 리그에서 '실패'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독립리그에서의 옥석 가리기, 총액 제한이 만든 외국인 시장의 바뀐 풍토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