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갈 생각은 없다. 올림픽 직행 티켓 확보에 나선 여자 배구대표팀 사령탑과 에이스가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내달 2일부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 E조 예선에 참가한다. 세계 랭킹 5위 러시아, 18위 캐나다, 21위 멕시코와 한 조에 편성됐다. 조 1위만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한다. 실패하면 2020년 1월에 열리는 대륙별 예선까지 밀린다. 관문은 좁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진다. 부담감도 커진다. 세계예선전에서 1위에 오르는 게 최선이다.
대표팀은 러시아와 조 1위를 다툴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에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이미 전초전을 치렀다. 에이스 김연경(31)이 17득점을 하며 분전했지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설욕과 올림픽 진출권 확보를 동시에 노려야 한다.
기대감이 커진다. VNL를 통해 라바리니 감독과 선수들이 호흡을 맞췄다. 사령탑이 추구하는 '토털'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레프트 이재영과 이소영, 센터 양효진이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합류하며 전력 강화도 이뤘다. 최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훈련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마지막 담금질도 나선다. 대표팀은 24일부터 30일까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세계 랭킹 1위인 세르비아 대표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하며 실전 감각 회복과 현지 적응을 노린다. VNL에서 부족했던 점도 보완한다.
감독과 에이스는 올림픽 진출을 자신했다. 출국 전 만난 라바리니 감독은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훈련 성과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좋았다. 러시아와 캐나다처럼 강한 팀과 한 조에 편성됐지만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두 말이 필요 없다. 올림픽 진출 티켓을 얻고 오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김연경도 자신감을 보여 줬다. "출국을 앞두고 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긴장감을 전하기도 했지만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좋을 결과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난다. 그는 "나에게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 꼭 메달을 획득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진출권 확보가 먼저다. 그 어느 대회보다 감회가 새롭다. 100%가 아닌 120%로 기량을 발휘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출국하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팬이 모였다. 팬미팅처럼 친밀한 소통이 이뤄졌다. 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누며 좋은 기운을 주고받았다. 김연경은 "이런 관심과 응원에 부응하는 것은 오로지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