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43)가 정우성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신의 한 수'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분해 귀신 같은 수를 둔다. 권상우의 신작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범죄 액션 영화. 2014년 356만 관객을 모은 전작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권상우는 전편 정우성의 바둑 스승이었던 귀수를 연기한다. '탐정' 시리즈 등 어려 전작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다 이번엔 액션에 칼을 갈았다. 8kg을 감량해 빚어낸 근육질 몸매로 CG 없는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와이어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귀수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지 않냐"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권상우. 별다른 대사 없이 눈빛과 행동만으로 연기하며 귀수처럼 필사의 승부수를 던졌다.
-영화가 꼭 만화 같다.
"더 허무맹랑하게 나올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독님을 존경하게 됐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잘 집대성해서 만들었다. 감독님의 역량을 존경한다. 귀수로서 연기할 때는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귀수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다. 충분히 이입할 수 있고, 납득이 가는 서사라고 생각한다."
-CG나 다른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몸매인가. "CG가 아니다. 메이크업도 하지 않았다. 선탠 정도만 했다. 몸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8초만 더 들어갔어도 좋았을 텐데.(웃음) 좋은 장면이 있었는데, 최종본에 빠져서 아쉬웠다. 8초만 더 쓰시지. 하하하. 뭐, 감독님의 의도가 담겼을 거다. 귀수가 헬스 트레이너는 아니니까. 다이어트를 감독님이 제안한 것은 아니다. 귀수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강렬했고, 그걸 구현하려면 살을 뺄 수밖에 없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있지 않나. 나는 과식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끼지 못하고 매니저와 헬스클럽을 찾아다녔다. 고구마를 열심히 삶아 먹었다. 데뷔 초창기에는 71kg였는데 지금은 77kg 정도 나간다. 살만 찐 게 아니라, 이전보다 운동하는 방법이 더 축적돼서 근육량이 늘었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살을 빼니까 보기도 좋더라. 작품 할 때 4~5kg은 감량하는 게 맞는 거 같아서, 앞으로도 74kg 정도로 유지하고 작품을 하려고 한다. 나에게는 '액션 부심'이 있다.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는 게 아니라 파워 플레이트를 통해 유연성을 꾸준히 기르고 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도전이었다. 목표가 있었고,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드릴 생각에 참고 했다."
-덕분에 상의를 탈의하고 거꾸로 매달려 있는 신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에서는 와이어의 도움 없이 그냥 연기했다. 당연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찍고 다음 작품에서 창문에 거꾸로 매달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와이어 없이 한 번에 촬영했다. 스태프들이 놀라더라. '귀수니까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대사가 적은데,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나. "귀수로 캐스팅됐을 때 '화산고' 촬영 당시가 생각났다. 스크린 데뷔작이었는데, 카리스마 있고 대사가 별로 없는 캐릭터를 맡았었다. 그때도 너무 답답했다. 딱딱하게 나를 표현해야 하니까 연기하기 부담됐다. 귀수 또한 대사가 많지 않아서 '평면적인 캐릭터로 보이면 어쩌나'하는 고민을 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나름대로는 고민한 후 표현했다. 그래서 마지막 대국 장면이 나에게는 쏟아붓는 신이었다. 그나마 제일 말이 많은 신이다. 더욱 집중해서 촬영했다."
-액션에 대한 고민도 컸을 텐데. "스크린에 보이는 권상우의 모습이 어떻게 더 매력적일 수 있을지 생각한다. '부족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액션은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과 꿈을 갖고 있다.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시나리오 안에서 매력적이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어야겠지만, 좋은 액션 작품이 있으면 도전해보고 싶다."
-존경하는 액션 스타가 있나. "무술을 잘하고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성룡 만한 배우는 많이 없는 것 같다. 성룡의 연기처럼, 무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는 액션이 지금 나오면 얼마나 재밌을지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작품을 만나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