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일반화돼 카드결제 금액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울상이다.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가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발급 수는 1억506만장으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수는 3.8장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2016년 655조3610억원, 2017년 686조6080억원, 지난해 724조7816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만 보더라도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16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 승인 건수는 34억3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그런데도 카드업계에서는 우는 소리가 나온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각 카드사는 ‘선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마른 수건을 짜낸 격’이기 때문이다. 실적 추락을 막기 위해 최대한 방어를 했다는 의미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의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원으로 작년(1조281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 사용량이 전년보다 늘어 적자 발생액의 일정 부분을 상쇄했고, 마케팅 활동 축소와 인원 조정 등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고 비용절감에 노력한 탓이 크다”며 “현재 카드 결제금액이 증가했음에도 카드수수료는 그만큼 안 따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카드업계가 추산한 손실은 올해만 80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비용절감에 한계가 있다고 호소한다. 김주현 여신협회장은 지난 14일 여신금융포럼에서 “신용카드업의 핵심인 지급결제 부분은 이미 적자상태”라며 “비용절감과 새로운 수익권 발굴 등 각고의 노력으로 버텨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롯데카드는 3분기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40.5% 감소한 300억원을, 하나카드 역시 43.2% 줄어 162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둔화는 최근 10여 년간 13차례에 걸친 카드수수료 인하가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김 회장은 “한때 국내 금융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신용카드사의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은 금융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