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에 참여해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팝가수 할시. 그는 방탄소년단을 '상냥하며 똑똑하고 재능있는 친구들'이라 표현했다. 이들과 협업하면서 "예술을 대하는 새로운 의지도 생겼다"며 멤버 슈가와 또 한 번 음악 작업을 펼치게 된 것에 기뻐했다. 슈가와 협업한 신곡 '슈가의 인터루드'(SUGA's Interlude)는 최근 발매한 신보 '매닉'(Manic)에 수록됐다. 할시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한 월드투어를 열고 5월 9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내한공연 '할시 라이브 인 서울'(Halsey Live in Seoul)을 개최한다.
-새 앨범 'Manic'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선 앨범이 나와 매우 기쁘다. 지금까지 낸 앨범 중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발매다. 나라는 사람의 생각 한 부분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벅차고 감사한 마음이다. 이 앨범은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인생의 현시점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20대로 살아간다는 것, 실수들, 나이를 먹었기에 더 무거워진 선택의 결과들과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는 나에 대한 것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유가 있다면. "한 개인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고, 내 생각이 바뀔 때마다 앨범도 바뀌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많은 다양한 사운드와 스토리가 있고, 앨범을 썼던 당시의 갈팡질팡했던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팝, 컨트리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내가 만나는 사람이 음악에 영향을 미친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팬들이 나와 비슷한 나이대이기 때문에 그들이 겪고 있는 것과 내가 겪고 있는 것이 서로 얽히고 교차점이 있다는 게 좋다."
-과거의 여러 경험들이 곡 작업에 영향도 미쳤나. "상황이 얼마나 나쁘건 간에 언젠가는 좋아진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군지 몰라도 괜찮다는 것, 그것을 탐구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데 시간을 걸려도 괜찮다는 걸 모두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창피한 일도 하게 될 것이고, 결과가 좋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SNS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를 위한 음악을 만든다면, 성장한다는 것, 자신이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아름답지 만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때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방탄소년단, 저스틴 비버, 체인스모커스 등 여러 가수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는 이유는. "굉장히 재미있다. 내 곡에 시도를 하기 전에 새로운 사운드를 실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저스틴 비버와 체인스모커스와는 내가 팝 스타일의 곡들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협업했었다. 콜라보는 생각지도 못한 시도와 결과물을 낳기도 한다. 최근 퓨처(Future)와 함께 포스트 말론(Post Malone) 앨범에 피처링을 했는데, 이런 생각 지도 못한 조합은 내면의 새로운 인격을 찾아내게 한다. 방탄소년단과 작업은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 그들은 너무나 상냥하고 똑똑하고 재능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과의 작업 환경이 궁금하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뮤직비디오 촬영차 한국에 왔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방탄소년단이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는지를 볼 수 있었다. 댄스를 비롯하여 모든 것에 완벽을 기하는 자세는 내가 만드는 예술에도 그런 완벽성을 기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해주었다." -멤버 슈가와의 협업은 의외였다.
"각각의 멤버들도 더 잘 알게 되고, 각자의 성격과 관심사 등도 알게 되면서 슈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됐다. 그의 솔로 음악 'Agust D'에 많은 공감이 됐다. 사적인 내면의 생각과 어두운 면들, 아티스트와 개인을 오가는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래서 그 곡을 들었을 때, 이번 앨범에 반드시 슈가와 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어쩌면 다른 멤버와의 협업을 먼저 떠올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와 좀 더 보이스 색깔이 비슷한 멤버나 영어가 능통한 RM과 하지 않을까 생각한 분도 있겠지만, 내 마음속에 이 곡에 완벽한 사람은 언제나 슈가였다. 그와 협업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눈여겨보고 있거나 컬래버레이션을 또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올해 많은 협업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위시리스트도 길다. 드레이크(Drake)와 꼭 같이 곡을 해보고 싶고 션 멘데스(Shawn Mendes)도 좋아한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신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하고 싶다. 내가 처음 시작했을 때, 나를 믿고 함께 작업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누군가 젊고 커리어를 막 시작하려는, 내가 느끼기에 뛰어난 신인 아티스트에게 그런 역할이 되어주고 싶다."
-두 번째 내한을 앞둔 소감은. 첫 내한 당시를 기억하나. "첫 번째 공연을 물론 기억하고 있다. 무척 떨렸던 기억이 난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하기 훨씬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연 나를 알고 있을까 내 공연에 와 줄까 무척 걱정됐었는데 우려와 달리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2,500여 명 이상의 팬이 공연장을 가득 메워줬다. 가사도 전부 알고, 피켓도 준비하고, 팬들이 메이크업이랑 의상도 너무 멋졌던 게 기억에 남는다. 끝나고는 팬들과 만나는 시간도 가졌는데 정말 큰 감동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는 팬들도 그때보다 많아졌고 앨범도 2장에서 3장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더 기대된다. 나도 팬들의 기대에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에 한국에 오면 공연 외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매니저와 나는 한국을 정말 좋아하고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한국에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 한국 방문도 무척 기대하고 있다. 지난번엔 한국의 친구들과 놀러나가서 서울 구경도 하고 처음으로 소주도 먹어봤다. 정말 재미있었는데, 그 외에도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많으니까 경험해보고 싶다."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해달라.
"한국 팬들을 많이 사랑하고, 지난 2년간 내 음악을 받아들이고 공감해준 것에 큰 감동과 감사를 느끼고 있다. 아직도 나는 보여주고 말해줄 것들이 많다. 팬들의 마음속 한 부분에 자리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앞으로도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팬들을 위해 매일 계속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