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호주 멜버른의 전지훈련지로 출발하기 위해 3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인천공항=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1.30/ 김태형 두산(53)이 V7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설렘이 컸다.
두산은 1월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은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유희관, 이용찬 등 선발대 14명은 23일 이미 전훈지로 향했고, 이날 김태형 감독 이하 코칭 스태프와 본진이 향했다. 2월 20일까지 1차 캠프를 소화하고, 23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전 경기 위주로 진행되는 2차 캠프를 치른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 두산은 차기 시즌도 강력한 챔피언 후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최대 9명까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 때문에 개별 동기 부여도 큰 시즌이다. 선수단의 자신감은 충천하다. 출국 전 만난 주장 오재원은 "두산은 위기가 올 때마다 극복하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최대 강점인 팀워크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문제없는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오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이 좌절된 4번 타자 김재환은 "흔들린 스윙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2020시즌에도 두산이 통합 우승을 하는 게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도 출사표를 전했다. 디펜딩챔피언 사령탑, 재계약 첫 시즌을 맞이한 그는 "처음 감독을 할 때보다 생각의 폭과 시야가 달라지긴 했지만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날은 항상 마음이 들뜬다. 젊은 선수들을 직접 볼 기회다. 매년 새롭고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사령탑은 백업 전력 강화, 예비 전력 보강에 눈길을 둔다.
1차 캠프에 승선한 신인 포수 장규빈에 대해서는 "눈여겨보고 싶은 선수다. 기술 교육보다는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경험을 주고자한다. 새로 합류한 베테랑 포수 정상호에게 맡겨볼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제일교포 출신, 일본 독립리그 경험으로 주목 받은 신인 외야수 안권수에 대해서는 "주루, 수비에 좋은 평가가 있어서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마운드 새 얼굴 발굴도 기대치가 높다. 대거 합류한 젊은 투수들을 향해 "1, 2명 정도만 올라와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눈여겨볼 생각이다"고 했다. 배영수 2군 투수 코치를 1군 캠프에 참가시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부여했다. 2군으로 가는 일부 선수들과 일찌감치 호흡을 맞춰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직접 영입을 요청한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향한 기대감도 전했다. 김 감독은 주전 박세혁의 출전에 변수가 생겼을 때 기존 백업 포수보다 경험 많은 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상호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각오로 두산에 왔다. 야구 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전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자율 훈련 도중 코뼈에 골절상을 당하며 1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다. 김태형 감독은 "액땜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나마 다른 부위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환이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도 담담하던 지도자다. 차기 시즌을 치르는 자세도 다르지 않았다. 다른 9구단의 강한 견제가 전망되는 상황. 김 감독은 이에 대해서 "항상 현재 소속된 선수들로 최대치의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다른 팀의 도전을 의식하기보다는 우리의 야구, 우리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는 데 집중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5연속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지도자다. 2019시즌에 통합 우승은 이끈 뒤 기간 3년, 총액 28억원이라는 역대 감독 최고 대우를 받고 재계약했다.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지만, 그의 시선과 자세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두산의 야구를 실현하는 데만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