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이 다시 독일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디젤 게이트로 주춤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본격적으로 신차 판매에 나서면서 독일차 점유율이 60%를 넘어섰다.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불매운동 여파가 지속하며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764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수치다.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 수 감소와 세금감면 종료 등으로 전체적으로 판매가 줄었다.
시장 침체 속에 눈길을 끄는 부분은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의 실적이다.
먼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5492대로 전년 동월보다 5.2% 감소했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4303대)과 한국지엠(5101대)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쌍용차(5557대)와의 격차도 불과 65대다. 또 지난달 수입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위권에 총 5개 모델을 올렸다. 2위 E 300 4매틱(1171대), 6위 S 350 d(543대), 7위 E 250(534대), 8위 CLS 300 d(485대), 9위 GLC 300 4MATIC 쿠페(441대)가 등극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0.7% 적은 2708대가 판매됐다. 이중 520이 331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10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코리아은 1월 1753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333.9% 급증한 수치다. 특히 중형 세단 아테온 2.0 TDI가 총 1189대 판매되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에 등극했다.
아우디코리아는 1월 763대의 판매고를 기록, 전년보다 9.0% 성장했다.
이들 독일차 4개사의 1월 합산 판매 대수는 1만716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60.7%에 달한다. 작년 52.9%와 비교해 7.8%p 늘었다. 수입차 5대 중 3대는 독일차인 셈이다.
독일차 브랜드가 무섭게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렉서스, 토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는 판매가 많이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은 1320대로 전년도 1월(3752대) 대비 64.8% 감소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도 7.5%에 그쳤다. 전년도 1월(20.6%) 대비 13.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해 1월 1533대를 판매했지만, 올해 1월 509대 판매에 그쳤다. 도요타코리아(-59.5%), 혼다코리아(-50.5%)도 판매량이 50% 이상 줄었다.
한국닛산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인피니티를 제외한 닛산은 지난해 341대에서 올해 59대로 82.7% 감소했다. 인피니티는 지난해 1월 162대 판매됐지만, 올해 1월에는 단 1대만 판매됐다.
일본 브랜드들은 지난해 7월 불매운동 전까지 3000대 이상을 판매했으나, 불매운동 직후 판매량 2000대 이하에 머물렀다. 연말 할인과 경품 이벤트로 지난해 11월(2357대)·12월(3670대) 판매 대수를 회복했으나, 지난달 다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