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타를 맞은 극장가가 더욱 숨 죽이고 있다. 여전히 극장은 텅 비었고, 관객을 불러들일 신작도 전무한 상태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8만 3019명이다. 지난 25일에는 7만 6277명까지 내려가며 지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화의 날이었던 26일에도 코로나19 사태 직전보다 훨씬 적은 13만명 남짓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영화 '인비저블맨'은 27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음에도 2만 명도 되지 않는, 1만 9711명의 일일관객수를 나타냈다.
대구 지역 CGV는 28일부터 전 지점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인 대구에서 총 9개 극장이 일제히 운영을 중단했다. CGV 측은 "임시 중단"이라고 알렸으나, 언제 다시 문을 열지 알 수 없다. 영업 재개일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2월 말에서 3월 개봉 예정이었던 상업영화들은 모두 개봉 잠정 연기를 택했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결백'·'콜'·'기생충:흑백판' 마지막으로 '침입자'에 이르기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들도 불가피하게 개봉을 연기했다. 디즈니 픽사의 신작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4월로 미뤘고, 한 차례 개봉을 연기했던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는 다시 한 번 연기, 개봉일을 정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개봉 영화가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28일 오전 기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라있는 것. 이어 '1917'·'인비저블맨' 등 외화들이 예매율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28일 오전까지 국내 확진자 수는 1700명을 넘어섰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이 없고, 관객을 극장으로 초대할 신작이 없으니 극장가는 더욱 암흑 속에 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