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봄이 돌아왔다. 올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쥔 팀은 '우승후보' 전북 현대였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공식 개막전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2013시즌부터 8시즌 연속 개막전 무패(7승1무)를 기록했다. 개막전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 이동국은 통산 225호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축구가 대부분 멈춰선 가운데 개막한 K리그의 첫 경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전세계 36개국이 K리그 중계권을 구매했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북-수원전을 실시간 문자중계했다. 유튜브와 트위터 라이브 등 다양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 채널에는 채널마다 만 명이 훌쩍 넘는 팬들이 모여들어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시원한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의 몸놀림은 100% 완벽해 보이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텅 빈 경기장에서 뛰느라 초반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전북 구단이 준비한 서포터들의 응원 녹음이 경기 내내 앰프로 송출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올랐다.
탐색전 양상을 띈 전반에 비해 활기가 살아난 후반 7분 경에는 헨리의 핸드볼 파울 여부를 두고 올 시즌 첫 비디오 판독(VAR)도 나왔다. 페널티킥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전북은 연달아 수원의 골문을 노리며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15분 전북이 먼저 이동국과 쿠니모토를 교체로 투입하고 수원도 한의권을 투입했다.
후반 30분, 손준호와 공을 다투던 안토니스가 거친 태클로 레드 카드를 받으면서 수적 우세를 점한 전북은 후반 38분 이동국의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끝내 승기를 잡았다. 골을 넣은 이동국은 코너 쪽으로 달려가 동료들과 함께 덕분에 챌린지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BBC는 문자중계로 이동국의 세리머니가 코로나19 판데믹에 맞서 싸운 한국의 의료진들을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북은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았고, 수원도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더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녹음된 응원 소리와 함께 90분간 치러진, 전세계가 주목한 K리그 첫 경기는 전북의 한 골차 승리로 끝났다.
한편 이날 경기엔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현장을 찾아 "경기 수가 축소돼 아쉽지만, 훌륭한 경기 내용과 철저한 방역 조치에 따른 성공적 리그 운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일상 회복의 희망과 위로가 되고, 우리 프로축구의 국제적 위상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철저한 방역 조치와 성공적인 리그 운영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