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롯데 김원중. IS포토 롯데 김원중(27)은 지난해와 달리 긴 머리카락과 함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꾼 그는 이제야 맞는 옷을 입은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김원중은 13일까지 14경기에 나와 2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2개. 모두 두산전이었다.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동점을 허용했다. 그 외 나머지 경기에선 무실점 행진 중이다. 피안타율은 0.163,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77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2012년 롯데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입단한 김원중은 지난해까지 주로 선발로 활약했다. 2012~2019년까지 선발투수로 73경기, 구원 계투로 27경기에 등판했다. 2017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뛰면서 총 20승(25패)을 올렸는데 이 기간 한 번도 4점대 이내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큰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젊은 선발 자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기대만큼 확 차고 올라오진 못했다.
롯데는 손승락의 은퇴 결정 전부터 비시즌에 김원중을 새 마무리 투수로 염두에 뒀다. 지난해 손승락·박진형·구승민 등이 바통을 넘겨받아 마무리로 뛴 롯데였다. '마무리 김원중' 카드는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김원중은 클로저로 나선 후 제구력과 구속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선발로 뛴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은 4.77개였다. 올해 1.88개로 확 줄었다. 1~3점 차 리드 상황에서 주로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4사구는 치명적인데, 제구력 불안 문제를 깔끔히 털어낸 것이다. 9이닝당 탈삼진 역시 8.18개에서 5.65개로 줄었지만, 필요할 땐 삼진 처리 능력도 뽐낸다. 13일 잠실 LG전 7-6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사 후 연속 안타로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현역 최고령 타자 '대타' 박용택을 3구 삼진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적장인 류중일 LG 감독은 "빠른 볼을 가진 김원중이 박용택과 김현수를 상대로 던진 변화구가 잘 떨어졌다. 타자가 속기 쉬운 곳에 잘 떨어졌다"고 했다.
제구력이 좋아지면서 빠른 승부로 타자를 요리한다. 김원중을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선 공을 기다리지 않고 타격하기 때문이다. 이닝당 투구 수는 지난해 18.5개에서 올해 13.4개로 큰 폭으로 줄었다.
구속 향상도 눈에 띈다. 전체 투구의 절반이 넘는 직구는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3.3㎞에서 올해 147.7㎞로, 슬라이더는 130.9㎞에서 135.1㎞로 증가했다. 스플리터는 130㎞에서 134.7㎞로 평균 구속이 올랐다. 선발 때와 달리 체력 부담이 없어 완급조절을 하지 않고, 짧은 이닝에 전력투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점차 경험과 자신감을 쌓아가고 있다. 13일 LG전 9회 안타 2개를 포함해 선두타자 오지환의 중견수 라인드라이브 아웃까지 세 개의 타구 모두 직구를 던져 얻어맞자 박용택과 김현수를 상대로는 적극적인 변화구 승부를 했다. 지난해와 달리 포수의 안정감도 이런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김원중이 자신 있게 던졌다. 구종도 다양하다. 박용택부터 패턴을 바꿔 승부를 하는 등 경기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다"고 흡족해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