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가 부상 선수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다치면서 두 팀의 상승세가 꺾였다.
두산은 지난 12일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패를 당하지 않은 팀이었다. 불펜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답게 잡아야 할 경기는 꼭 잡았다.
그러나 두산은 14일 하루에만 두 번이나 졌다. 상대는 18연패 중이었던 한화 이글스였다. 13일 비로 서스펜디드된 경기(6-7 패)와 14일 경기(2-3 패)에서 연거푸 무너졌다. 앞서 9~11일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린 두산은 최약체 한화를 상대로도 루징시리즈(1승2패)를 기록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두산은 한화 3연전 내내 선발 로테이션으로 고민했다. 이달 초 이용찬이 오른 팔꿈치 인대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13일 선발 투수였던 유희관이 2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상황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결국 14일 대체 선발과 불펜진을 총 투입했지만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두산 야수진의 공백도 심각하다. 3루수 허경민은 손가락, 2루수 오재원은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15일에는 팀 내 타율 3위(0.353) 1루수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주전 내야수 중에서는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최주환만 남았다. 지난 주말 두산은 LG 트윈스에 2위를 내주고 3위(21승14패, 15일 기준)로 내려앉았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KIA의 내야진은 초토화됐다. 지난 겨울 2루수 안치홍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자 KIA는 내야진을 전면 개편했다. 지난해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은 박찬호를 유격수로 이동했다. 유격수 김선빈은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박찬호가 비운 3루수 요원으로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장영석을 트레이드해왔다.
탄탄했던 KIA 내야진은 한 달 만에 무너졌다. 김선빈이 9일 수원 KT전(3-2 승)에서 결승타를 친 뒤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선빈은 팀 내 타율 1위(0.340, 전체 1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도루왕(39개) 박찬호는 올해 36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3도루밖에 하지 못했다. 타율이 0.211에 그쳐 도루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월에는 40타수 2안타(0.050)에 머물고 있다. 장영석도 타율 0.129에 그치며 두 차례나 2군으로 내려갔다.
KIA는 7일 투수 홍건희를 두산에 내주고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을 데려왔다. 특급 수비를 보였던 류지혁은 1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근육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고 2주 후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달 중 복귀할 수 있는 김선빈과 달리, 류지혁의 부상은 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 빠진’ 두 팀은 잇몸으로 버티고 있다. 두산 내야진에는 권민석·서예일 등 젊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플렉센의 상태도 많이 호전돼 18일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이용찬 대신 등판한 사이드암 최원준은 12일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IA 내야진은 빠른 복구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양현종·애런 브룩스·드류 가뇽·이민우·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강력해 5위(19승17패)를 지키고 있다. 최형우·프레스턴 터커·김주찬·유민상이 이루는 중심타선도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