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주축 수비수 김민재(23ㆍ베이징 궈안)의 거취가 유럽 이적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홋스퍼도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다. 대표팀 동료 손흥민(28)을 매개체로 삼아 협상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김민재 영입 경쟁에 참전했다. 축구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손흥민을 활용해 김민재를 설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22일 보도했다.
토트넘이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베테랑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축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기량도 예전만 못하다.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대체재 에릭 다이어 또한 경기력에 기복이 심하다.
영국 현지 언론은 김민재가 베르통언의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HITC는 “김민재가 베르통언의 빈 자리를 고심하는 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줄 수 있다. 해리 매과이어와 비슷한 유형의 센터백이다. 뛰어는 피지컬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공을 운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소속팀 베이징이 책정한 김민재의 몸값(1350만 파운드ㆍ203억원) 또한 토트넘이 무리 없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다. 토트넘은 홈 구장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6억3700만 파운드(97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빚을 졌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수입이 확 줄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트넘이 김민재를 품으려면 유럽 축구의 쟁쟁한 클럽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김민재에 관심을 보이는 팀은 토트넘을 제외하고도 에버턴, 사우샘프턴, 왓포드,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라치오(이탈리아),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라이프치히(독일), 포르투(포르투갈) 등 8팀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토트넘에게 유리한 부분은 한국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손흥민이 적극 설득에 나설 경우 김민재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 김민재 입장에서도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면 낯선 유럽 무대에 한결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 토트넘이 과거 이영표가 몸 담는 등 한국인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팀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김민재는 한국 축구가 기대하는 수비진의 보석이다. 스무 살이던 2017년 K리그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이며 최고 수비수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 이적료 600만 달러(73억원)에 중국 수퍼리그 강호 베이징 궈안에 이적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일찌감치 병역 문제를 해결했고, 축구대표팀에서도 A매치 30경기(3골)에 출전하며 수비진의 기둥으로 자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