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동완은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직접 판소리를 하는 장면이 없음에도 배웠다고 했다"는 말에 "'얼쑤!'라고 하는게 있는데, 혼자서 연습을 하니 리듬이 다채롭더라. 국악이 생각보다 음이 다양하고 선을 타고 가는 것이라는걸 이번 영화를 통해 알았다"고 운을 뗐다.
김동완은 "나도 그랬고 쉽게들 '흥, 한'만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엄청 수학적이다. 잠깐이라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감독님과 (이)봉근이에게 부탁했더니 너무 어디 전주에 계신 이수자, 전수자 분들을 이야기 하더라. 그 분들에게 '얼쑤 배우러 왔습니다' 하기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민폐가 될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낙원상가 안에서 창을 가르치는 분이 계신다는걸 알았다. 보라사부라고 유튜브에서도 유명하다. 검색을 하다 알게됐고, 자주가는 낙원동에 계시길래 '가는 김에 가봐야겠다' 싶어 움직였다. 엄청 협조적으로 많이 도와주져서 감사했다. 취미로 배우러 오시는 분들도 많더라. 나보다 형님들인데 굉장히 잘한다. 사부님이 안계셔도 끼리끼리 모여 연습한다. 원체 흥이 있는 민족이라 다들 기본기가 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재능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냐"고 묻자 잠시 말을 멈춘 김동완은 "예…."라고 답하더니 "아무래도 응원해 주시려소 '아유 잘한다~' 하시는 것 같기는 했다"며 "초반엔 사실 영화에서 직접 소리를 하고 싶기도 했다. 근데 보라사부님를 만나서 해보니까 '너무 잘해! 재능있어! 확실히 2년만 하면 정말 잘하겠어!' 하시더라. 3~4년은 해야 비슷한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포기했다. 그땐 영화 촬영이 끝나있을 테니까"라고 토로해 또 한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동완은 "봉근이 아버님이 남원에서 서예를 하신다. 판소리도 취미로 배우시는데 '2년간 유학을 좀 할까' 진심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휴가를 줄 겸. 휴식은 누구에게든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 같다"며 "앨범까지 내지는 못하겠지만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 있다"고 덧붙였다.
가수 신화로 데뷔, 연예계 활동 23년 차인 김동완은 '시선 사이' '글로리데이' 등 영화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동완은 '소리꾼'에서 양반의 행색을 했지만 빈털터리 모습으로 아내를 찾으러 길을 나선 학규를 만나 함께 팔도를 유랑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한다. 김동완은 영화 속 추임새 넣는 한 장면을 위해 판소리를 배우고 서신을 남기는 붓 잡는 장면을 위해 붓글씨를 배우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소리꾼'은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기 위해 남편 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김하연), 그리고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몰락 양반(김동완)이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로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이 2016년 '귀향'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정통 고법 이수자로서 28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판소리 영화 제작에 대한 소망의 결실이다. 내달 1일 개봉한다. >>[인터뷰④]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