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대혁(33)이 JTBC 월화극 '야식남녀'를 통해 얄미운 상사 남규장 캐릭터로 빙의,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렀다. 하지만 이러한 분노는 연기를 그만큼 맛깔나게 잘했다는 방증이다. 데뷔 첫 인터뷰라고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던 양대혁은 '연기 전공자'가 아니었다. 서른이 되던 해,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것.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고 있었다.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는 그는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야식남녀'가 종영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촬영했다. 스태프들, 배우들과 재밌게 촬영하다 끝나 아쉬움이 크다. 밉상이었지만 남규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끝까지 시청해줬던 시청자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종영 이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JTBC 새 드라마 '18 어게인'을 촬영 중이다. 촬영이 없을 땐 그냥 쉬고 있다.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식남녀'에 참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신인이고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제일 큰 역할이었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다른 배우들과 잘 어우러져 작품에 녹아들고 싶었다."
-어떤 점에 신경 쓰며 연기했나.
"남규장 자체가 일상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사람이었으면 했다.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왜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행동할까에 대해 연구했다. 이전에 나도 직장생활을 1년 정도 했었다. 그때의 경험이나 감정, 직장 다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참고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험담 할 수 있는 상사, 그런 밉상 상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주변 반응은.
"우스갯소리로 일상과 똑같다고 하더라.(웃음) 주변에서 잘 봤다는 얘기를 제일 많이 해줬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좋아했다."
-팀 분위기는 어땠나.
"감독님이 워낙 컨트롤을 잘해줬고 배우들의 나이가 비슷해 다들 잘 어울렸다. 촬영장에 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실제 본인과의 싱크로율은.
"전혀 없다. 제로다. 누구한테 화를 낸다거나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난 꼰대가 아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근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꼰대인 것 같다.(웃음)"
-정일우, 강지영은 어떤 배우였나.
"정일우 배우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배우고 강지영 배우도 일본에서 연기 활동하다가 한국에서 한 작품이었다. 확실히 주인공을 하는 배우들이라 그런지 본인 자체도 연기를 잘하고 내가 좀 더 부각될 수 있게끔 만들어주더라. 고마웠다."
-정일우의 요리를 직접 맛본 적이 있나.
"요리를 워낙 잘하고 인서트 딸 때도 실제로 다 소화했다. 극 중 먹는 신이 있어서 직접 만든 탄탄면을 먹어봤다. 진짜 맛있었다."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나.
"서로의 갈등이 치달아서 울분을 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이 '네가 뭐했다고 그러냐'고 반문하더라. 난 나름대로 진실을 묻곤 했다. 그런데 물어볼 때마다 둘은 아니라고 하고 연애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것이다. 남규장은 경력만 있을 뿐 유능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야식남녀'를 잘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니 배신감이 컸던 것 같다."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삼각 로맨스 드라마이지 않았나. 성소수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흔하지 않은 소재인데 미화하지 않았고 꼬집어줄 것은 꼬집어줬다고 생각한다. 음식이 매회 나와 사람들을 위로해줬다. 힐링할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내겐 그 자체로 좋았던 작품이었기에 2020년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