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상생의 방법을 마련했다.
축구연맹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0년도 제5차 이사회를 열고 '선수-구단 상생을 위한 코로나19 고통 분담 권고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K리그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하는 가운데, 축구연맹은 각 구단과 선수들이 상호 합의로 올 시즌 잔여 기본급 중 일부 조정을 권고했다.
K리그의 올해 전체 매출 손실 추정치는 576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축구연맹을 시작으로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인천 유나이티드 등 K리그 구단 임직원들이 급여 삭감에 이미 동참했다. 나아가 K리그 선수들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축구연맹은 "구단의 재정적인 손실을 선수 연봉 조정으로 보전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K리그 구성원 간 협력과 상생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다. 지난 7월 K리그1(1부리그), K리그2(2부리그) 대표자회의를 두 차례 거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8월에는 K리그 감독, 주장 간담회를 열여 연봉 조정 권고안의 배경과 취지, 주요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선수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권고안의 기본 원칙은 '선수 본인 동의 없는 연봉 삭감은 없다'는 것이다. 강제성이 없이 선수들에게 자발적 동참을 요청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구단이 일방적으로 연봉을 조정할 수 없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권고안에는 연봉 조정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다. 우선 K리그 전체 선수의 약 36%에 해당하는 기본급 3600만원 이하 선수들은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본급 36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잔여 4개월분 기본급의 10%를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1년 치 연봉이 아니라 9월부터 12월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감액을 제안했다. 실제 감액하는 금액은 전체 연봉의 2~3% 수준으로 추정된다.
축구연맹은 "축구연맹과 각 구단이 서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고심했다. 권고안에 따라 선수와 구단이 상생할 수 있는 연봉조정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K리그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인식이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