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이 지난 3일 열린 NC전 8회 말 2사 1,3루 때 3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박용택(41·LG)은 요즘 양쪽 팔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지난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던 그가 보호 장비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는 "팔꿈치에 다소 통증이 있는데,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발목과 팔꿈치를 제외한)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건 처음이다"고 웃었다.
현역 최고령 타자. 그의 몸은 성한 곳이 별로 없다. 박용택은 "모든 부위를 통틀어 관절이 5% 정도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고, 올 시즌은 햄스트링을 다쳐 49일간 1군에서 이탈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그는 "마음이야 현역 선수로 더 뛰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1군에 돌아온 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6일까지 6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2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40대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후배들과 경쟁에서 이겨내며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지켜가고 있다.
박용택은 최근 타격감이 좋다. 8월 29일 두산전부터 지난 6일 롯데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그는 (타격감이) 정상일 때의 감각이 느껴진다"고 했다. 지난 1일 문학 SK전에선 팀이 0-2로 뒤진 2회 초 솔로 홈런을 쳤다. 2019년 7월 28일 수원 KT전 이후 401일 만에 홈런의 짜릿함을 느꼈다. 지난해 단 1홈런에 그쳤던 그는 "현역 마지막 홈런일 수 있어 매니저에게 홈런공을 가져오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어 지난 3일 잠실 NC전 3-5로 뒤진 8회 2사 1·3루에서 극적인 결승 3점 홈런을 쳐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박용택은 "이런 짜릿함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LG 박용택이 지난 3일 열린 NC전 8회 말 2사 1,3루 때 3점 홈런을 친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02년부터 LG 타선을 이끌어온 그는 최근 지명타자와 대타로 번갈아 나온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대타, 대주자, 대수비를 준비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택의 현역 마지막 목표는 오로지 LG의 우승이다. 최다 경기 출장과 최초 2500안타 달성 대기록 달성을 떠나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간절히 바란다. 지난 1월 시무식에서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라고 했던 그는 "현재 우리 팀 야수진을 보면 야구를 가장 잘할 나이의 선수가 많다. 마운드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의 조화가 괜찮다"며 희망을 걸었다. LG는 8월 26일 대구 삼성전 이후 6일까지 7연승(2무 포함)의 상승세를 타며 선두 NC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재 6할대 승률을 넘보는 2위에 올라 있다.
'해피 엔딩'을 꿈꾸는 박용택은 "내 몸의 남은 5% 관절을 올 시즌 끝날 때까지 다 쓸 것이다. 11월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이 한마디에 그의 진심과 각오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