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과 류현진(33·토론토)은 올해 MLB 포스트시즌에서 한 차례씩 선발 등판한 뒤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MLB)의 '수퍼 코리안 데이'가 끝났다.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올해 MLB 포스트시즌에서 한 차례씩 선발 등판한 뒤 시즌을 마무리했다. 가을 야구에서도 같은 날 등판, '수퍼 코리안 데이'를 만들었으나 둘의 동행은 여기까지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3전 2승제) 3차전에서 0-4로 패했다. 1승 뒤 2연패를 당한 세인트루이스는 디비전시리즈행 티켓을 샌디에이고에 넘겨줬다.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에서 만난다.
세인트루이스가 얻은 1승은 김광현 등판 경기에서 나왔다. 김광현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5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고 3실점 했다. 김광현은 6-3으로 앞선 4회 말 2사 1루에서 교체돼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이기는 데 발판을 놨다.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해피 엔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MLB에 진출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MLB 시범경기가 중단되자 '고립' 상황에 놓였다. 스프링캠프지였던 플로리다를 떠나 홈구장이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족과 떨어져 식사조차 편히 해결하지 못하는 김광현을 보며 세인트루이스 구단과 선수단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김광현은 공원에서 캐치볼을 하는 수준의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천신만고 끝에 7월 말 MLB 정규시즌이 시작됐지만, 세인트루이스 구단 내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김광현은 2주 동안 격리 생활을 했다.
그런 가운데 김광현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고, 한 경기 만에 선발로 돌아섰다. 김광현이 선발 데뷔 후 첫 5경기에서 올린 평균자책점은 0.33. MLB 역대 2위 기록이었다. 그는 지난달 5일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신장 경색이었다. 그러나 열흘 만에 복귀해 15일 밀워키전에서 7이닝 동안 탈삼진 6개 무실점을 기록했다. MLB 데뷔 후 개인 최다 투구 이닝이자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정규시즌 8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한 김광현은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여러 악재가 겹쳐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인상적인 투구를 보였다.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후 첫 가을야구를 끝내고 3일 귀국했다. 인천공항에서 부모와 재회한 그는 방역수칙에 따라 곧바로 2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격리가 끝나면 아내 배지현씨와 딸을 만날 예정이다. 류현진도 지난여름까지 플로리다에서 가족과 함께 머무르다 홀로 팀에 합류했다. 배씨와 딸은 지난 7월 귀국했다.
앞서 류현진은 1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탬파베이와 치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⅔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리즈 1·2차전을 모두 패한 토론토의 올 시즌 여정도 끝났다.
지난겨울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로 이적한 류현진도 코로나19 탓에 몇 달을 고생했다. 캐나다 정부가 토론토에서 MLB 경기 개최를 불허, 토론토 구단은 임시 홈구장을 사용했다. 류현진은 시즌 시작 후에도 호텔 생활을 했다.
시즌 초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잘 버틴 류현진은 올 시즌 12차례 선발 등판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 4위였다. 수비와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류현진은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