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이 코로나19의 혼돈을 이겨낸 8번째 메이저리그(MLB)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이른 시일 안에 다시 (사회 활동이) 활발한 시기로 돌아가 경기장에서 팬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류현진은 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 스포츠 인권 수호 활동을 시작했다. 최영애 위원장을 만나 15분간 대담하고, 스포츠 인권 관련 온라인 인터뷰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지난달 2일 귀국한 그는 2주 자가 격리를 마친 뒤에도 외출을 삼갔다. 귀국 후 첫 공식 활동이 스포츠 인권 명예대사 역할이다.
류현진은 행사 후 “좋은 점도 많고, 힘든 점도 많았던 시즌이었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점이 만족스럽고, 포스트시즌이 일찍 끝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잘 견디다 들어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35억원)에 계약했다. 2013년부터 몸담은 LA 다저스를 떠나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그러나 이적 첫 시즌부터 어려운 상황을 만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7월까지 연기됐다. 유일한 캐나다 연고 팀이라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어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를 쓰지 못했다. 투타 전력이 약한 토론토에서 타선과 수비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정규시즌 12경기에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AL) 4위다.
포스트시즌 등판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지난달 1일(한국시각) AL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했다. 1과 3분의 2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7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토론토는 2-8로 패해 4년 만의 가을야구를 조기 마감했다.
류현진은 “어려운 상황에서 TV로 지켜보며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팀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힘을 합쳐서 매 경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 역시 이달 중순부터 운동을 시작해 다음 시즌을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류현진은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와 함께 AL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MLB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른 그는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에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위 표를 한장 얻었다.
류현진은 “2년 연속으로 후보에 올라 기분이 좋다. 계속 몸 상태가 좋아 한 시즌을 잘 치렀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워낙 경쟁자들이 쟁쟁하고 성적 차이도 커서 (수상은) 어려울 것 같다. 최종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는 MLB 구단 연고지의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대표기자 투표로 결정하는데, 투표는 이미 마쳤다. 발표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