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SK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음주운전 사고 전력이 있는 내야수 강승호(26)를 지명했다. 두산이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영입한 탓에 비난도 일고 있다.
두산의 주전 2루수였던 최주환은 지난 11일 SK와 기간 4년, 총액 4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원소속구단 두산은 SK로부터 최주환의 올해 연봉(2억7000만원)의 300%를 보상받거나, 올해 연봉의 200%와 SK가 정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두산은 강승호와 보상금(5억4000만원)을 받기로 18일 발표했다.
공식 발표 전부터 두산이 강승호를 지명할 거라는 소문이 퍼졌다. 한 에이전트는 "SK가 투수 위주로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1군 야수 몇 명이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도 야수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1군에서 600경기 이상 출전했고,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SK의 야수도 보호선수 명단에 없었다고 한다. 두산은 결국 강승호를 선택했다.
강승호는 2013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에서 LG의 지명을 받았다. 2017시즌 베테랑 손주인(은퇴)의 기량이 떨어지자 잠시 선발 2루수를 맡았지만, 성장이 더뎠다. 결국 2018년 7월 투수 문광은과 트레이드되며 SK로 이적했다. 이후 SK 주전 2루수가 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하며 그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올겨울 두산은 내부 FA 최주환과 오재일의 이적으로 내야가 헐거워졌다. 대신 2루수뿐 아니라 유격수와 3루수도 소화할 수 있는 강승호의 합류로 내야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현재 주전 내야수들과 1~4년 차 젊은 내야수 사이의 중간 연차 선수가 없다.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가교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강승호는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비난 목소리가 거세다. 음주운전 전력 때문이다. 강승호는 2019년 4월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KBO로부터 출장 정지(90경기), 제재금(1000만원), 봉사 활동(18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관련 사실을 구단(SK)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SK는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SK는 1년 4개월이 지난 8월 KBO에 강승호의 임의탈퇴 해체를 요청. 그가 복귀할 길을 열어줬다. 야구팬은 "SK가 처음부터 허울뿐인 징계를 했다"며 분개했다. 최근 선수의 일탈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올해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유망주의 폭력 이슈가 불거졌다. 최근에는 삼성 신인 신동수가 장애인·미성년자·지역을 비하하는 글을 SNS에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두산은 한때 소속 선수들의 일탈로 인해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았다. 이번에 강승호를 영입한 두산의 선택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두산은 스스로 선택한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더 철저한 선수단 관리가 필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