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을 위해 지하 주차장을 뛰고 있는 KIA 선수들. KIA 제공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처음으로 맞이한 1차 스프링캠프. 개막 첫 주부터 낯선 풍경이 많다. 주차장을 뛰는 선수들, '비닐하우스' 웨이트 트레이닝, 난방기가 비치된 실내 연습장, 출퇴근하는 선수들.
올해는 10개 팀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SK(제주도), 한화(거제시), KT(기장군)는 남부 지역 지자체와 협약하며 홈구장을 떠났다. LG와 두산, 삼성은 2군 전용 구장에서 훈련한다. KIA와 롯데, NC 그리고 키움은 1군 홈구장을 활용한다. 시차 적응에 애를 먹던 선수들은 국내 캠프를 반긴다. 긴 비행이 싫었던 선수도 마찬가지. 가족에게 심정 안정을 줄 수 있다며 웃어 보인 선수도 있다.
그래도 낯설다. 아직 정착 과정이다. 일단 저마다 속사정이 다르다. 합숙 대신 출퇴근을 선택한 팀은 훈련 집중력, 몰입 정도가 우려된다. KIA 간판타자 최형우는 "자차로 출근하는 자체가 정말 생소한 경험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스프링캠프이기 때문에 선수단 전체가 체계적인 일정 소화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것 분명히 좋은데"라며 말끝을 흐리면서 훈련 효율을 우려했다. 홈구장에서 캠프를 치르는 팀 중 호텔 합숙을 하는 팀은 롯데뿐이다.
키움은 시간 제약이 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협약된 대관 마감 시간이 오후 6시다. 훈련을 더 하고 싶어도 짐을 챙겨야 한다. 러시아워이기 때문에 퇴근길에 더 피로가 쌓인다.
베어스파크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는 두산 선수들. 두산 제공 출퇴근하는 선수들 모두 안전 운전, 자택 생활 속 방역 수칙 준수 등이 강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합숙하는 팀 소속 선수들도 휴식일에는 집으로 갈 수 있다. 매일 출퇴근하는 선수들과 같은 화두가 놓여 있다.
날씨 상황도 개별 속내가 다르다. 현재 시점에 무리하는 팀은 없다. 기온이 낮거나 눈비가 오면 야외 훈련을 하지 않는다. 부상 방지 차원이다. 1주 차에 야외 훈련을 한 번도 잡아 두지 않은 팀도 있다. 개의치 않는 선수도 많다. 캠프 초반은 근·체력 훈련에 매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실전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몸을 만들고 캠프에 참가한 선수는 팀 훈련 프로그램이 하루라도 빨리 진행되는 게 애써 끌어 올린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밀린 개막 탓에 '국내' 3차 캠프를 치르며 컨디션이 저하됐던 지난해 3~4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특히 내야진은 수비 감각 회복이 필요하다. 올 시즌 외야수에서 내야수로 전향하는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는 실내 훈련만 진행되는 상황에 조바심을 보이기도 했다.
남부 지역에서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팀들도 날씨에 자유로운 건 아니다. 올해 하늘은 변덕이 너무 심하다. 2주 차 이후에도 야외 훈련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추운 날씨가 된다면 단계별 프로그램 소화가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 코칭 스태프와 운영팀의 순발력 있는 대응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라거나 "모두 똑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괜찮다"며 애써 긍정적인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분명히 예년과 많이 다른 2월이다. 빠른 적응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스프링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