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범경기 디트로이트전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 호투한 류현진. 토론토 SNS 메이저리그(MLB) 류현진(34·토론토)의 2021년은 루틴대로 착착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해 첫 두 경기의 부진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 4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의 목표 투구수는 60개였다. 공 49개로 4이닝을 쉽게 마무리한 그는 불펜에서 공 15개를 더 던졌다. 앞으로 두 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하면 그의 목표인 투구수 100개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정규시즌 개막(4월 2일)을 준비 중인 것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첫 경기부터 잘 준비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서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반 부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2020년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정규시즌 개막이 7월로 밀렸다. 게다가 캐나다 연고인 토론토는 홈 구장(로저스센터)을 쓰지 못한 채 미국 전역을 떠돌았다.
루틴이 무너진 류현진은 지난해 7월 25일 탬파베이와의 개막전(4⅔이닝 4피안타 3실점)과 7월 31일 워싱턴전(4⅓이닝 9피안타 5실점)에서 부진했다. 이후 10경기에서 그는 호투를 거듭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그래도 류현진은 지난해 첫 두 경기가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가 한 번 중단되고, 여름 캠프에서 짧게 준비한 뒤 정규시즌을 시작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금은 굉장히 잘 준비하고 있다. 예정대로 훈련하니 몸을 관리하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시즌 개막까지 몸을 다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대로라면 류현진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까지 아직 2주나 남았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토론토가 류현진 외에 믿을 만한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몬토요 감독의 발언은 의외다. 그는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에 대해서도 "내일 류현진에게 물어보고 결정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몬토요 감독의 발언과 상관 없이 류현진은 개막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등이 이미 개막전 선발로 발표된 가운데, 류현진 외의 대안이 마땅치 않은 토론토는 1선발 확정을 미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