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26)가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류지현(50) 감독에게 데뷔 첫 승을 안겼다.
LG는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2021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NC에 2-1로 이겼다.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동시에, 류지현 감독도 사령탑 부임 첫 승을 신고했다.
LG 케이시 켈리와 NC 드류 루친스키는 5이닝 1실점으로 팽팽했다.
LG가 꺼낸 두 번째 투수 카드는 함덕주였다. 당초 이날 경기 선발 투수로 내정됐지만, 전날(3일) NC와 개막전이 비로 순연돼 켈리의 등판이 하루 밀리면서 중간 계투로 나서게 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함덕주가 오늘 등판하지 않으면 열흘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않게 된다"라며 "개인적으로 선발 투수 뒤에 또 다른 선발 투수를 내보내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투수 파트에서 함덕주의 실전 등판이 너무 적어 불펜 투구보다 실전 경기에 나서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함덕주는 LG 유니폼을 입고 지난달 29일 SSG와 시범경기에 한 차례 선발 등판했고, 두산에서 시범경기에 중간 계투로 두 차례 나선 게 전부였다. 이날 등판은 중간 계투로 시즌을 준비해 아직 선발 투수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닌 만큼, 실전 감각과 투구 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성격이 짙다.
개막 첫 경기. 그것도 1-1 동점으로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 받았다. LG는 불펜 싸움에서 이겼고, 함덕주는 1⅓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는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회 애런 알테어-권희동-박석민은 모두 삼진 처리했다. 첫 타자 알테어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권희동과 박석민은 각각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LG는 7회 1사 1·3루에서 김현수의 적시타로 한 점을 달아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1사 후에 볼넷 2개를 연달아 내줬지만, 공을 넘겨받은 정우영이 NC 박민우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이어갔다.
함덕주는 LG가 기대하는 모습을 100%로 보여줬다. LG는 지난달 25일 양석환·남호를 두산에 내주고, 대신 함덕주와 채지선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했다. LG가 함덕주를 영입한 건 선발 투수 역할을 기대해서다. 개막 초반 임찬규와 이민호의 합류가 어려워져 사실상 선발진에 두 자리 공백이 발생했다. LG는 이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선발진을 메울 자원이 필요했다.
함덕주는 선발(통산 30경기)과 구원(281경기)에 모두 나선 경험을 지녔다. 개막전이 우천 순연돼 갑작스럽게 불펜으로 나선 그였지만, 중간 계투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더불어 선발 등판을 앞두고 컨디션 점검까지 마쳤다. LG로선 함덕주의 선발 및 구원 활용 폭을 확인하는 동시에 팀 승리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