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 선수 시절 선배 선수로부터 폭행·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가 가해자 B를 고소한 데 이어 대구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지난 6일 A의 형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B의 가해를 고발했다. 그는 "2018년 대구 축구선수로 활동한 동생을 고참 선수 B가 지속해서 괴롭혔다. 폭력 및 성추행도 당했다. 동생은 대구 구단에서 정상적으로 운동하기 힘들었고, 이로 인해 어릴 때부터 간절하게 꿈꿔왔던 프로 축구 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폭로했다.
청원인은 가해 사례로 "다른 선수들이 다 있는 식당에서 동생을 폭행했다. 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1층부터 세탁실이 있는 4층까지 끌고 올라가 가두어 문을 잠그고 때렸다. 이것도 동생의 몸에 구타한 흔적이 덜 나타나게 하려고 주먹에 옷을 감고 마구 폭행했다"고 썼다.
성추행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경악스러웠던 사실은 취침시간에 카톡으로 동생에게 방문을 살짝 열어두라고 지시했다. 매일같이 찾아와서 동생의 옷을 벗겼다. 동생의 룸메이트에게 방 안에 있는 묶을 수 있는 도구(드라이기, 콘센트 등)를 이용하여 손발을 묶으라고 지시했다. 손발을 묶은 뒤에는 동생의 몸을 비하하면서 더듬고, 성기를 만지는 등 심각한 성적 수치감을 줬다"고 했다.
폭행 사실은 가해자 B가 이미 인정했다. 하지만 성추행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A가 나체 상태로 침대에서 '머리 박기'를 하는 영상이 공개됐고, 성추행 장면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A가 B를 고소한 이유다.
A는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고소인 조사는 마쳤다. 성추행을 직접 목격한 동료들이 경찰에 증언했다. 대구경찰청은 A로부터 해당 동영상과 문자 메시지 내용을 넘겨받아 실제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주에는 피의자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측은 대구 구단에도 책임을 묻고자 한다. 청원인은 "동생이 폭행당한 사진과 성추행 당한 동영상을 보니 가족으로서 마음이 참 아프다.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 사건은 프로 구단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구단이 한 일은 가해자 B가 운동을 며칠 쉬게 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동생은 숙소에서 가해자와 함께 생활했다. 불편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썼다.
청원인은 이어 "프로 축구팀이라는 단체에서 정말 가해자에게 합당한 조처를 했는지 참으로 의아하며 화가 난다. 동생이 심하게 폭행을 당한 뒤 도와달라고 호소하였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쉬쉬했다. 동생은 구단 수석코치에게 '밤마다 무섭고 잠도 오지 않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수석코치로부터 '앞으로 가해자가 너를 괴롭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이틀 뒤 가해자의 폭행이 또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대구 구단은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청원에 올라온 전 소속 선수들 간의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구단은 이번 사안을 중대히 인지하고, 사실관계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대구가 진심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대구 관계자들과 만났지만, 이견만 남긴 채 헤어졌다. 이 때문에 피해자 측은 대구 구단의 선수단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일간스포츠에 "변호인 선임을 완료했고, 논의를 거친 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