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의 부상 공백을 메우게 될 KT 신본기. KT 제공 KT 주전 3루수 황재균(34)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슈퍼 백업' 신본기(32)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황재균은 지난 24일 수원 롯데전에서 코뼈 골절상을 당했다. 2-2이던 5회 초 2사 1·3루에서 롯데 1번 타자 안치홍의 타구를 처리하다가 불규칙 바운드에 코를 맞았다. 출혈이 많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KT 관계자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25일 "두 달 이상 이탈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황재균은 2021시즌 출전한 18경기에서 타율 0.324·9타점·13득점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강한 2번 타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KT 주장이기도 하다. 개막 초반 난조를 딛고 리그 상위권으로 올라선 KT에 큰 악재가 생겼다.
황재균의 공백은 백업 내야수 신본기가 메워야 한다. 신본기는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3루수와 2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최근 주전 2루수 박경수가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신본기가 2루로 선발 출전할 기회가 늘었다.
이강철 감독은 당분간 젊은 내야수 김병휘와 천성호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다. 신본기는 2루수와 3루수를 오가며 공석이 생긴 한 자리를 메운다. 박경수가 돌아올 5월 초부터 박경수가 2루수, 신본기가 3루수로 고정될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12월, 투수 최건과 2022년 3라운드(2차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롯데에 내주고 우완 불펜 투수 박시영과 신본기를 영입했다. 신본기는 '메인 카드'가 아니었다. KT는 불펜 강화를 위해 셋업맨을 맡을 수 있는 박시영을 원했다. 신본기는 롯데가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한 2020년에는 백업으로 밀리며 8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서브 카드인 신본기는 KT에 단비가 되고 있다. 황재균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다. 수비 능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롯데에서 뛰었던 2018시즌에는 풀타임을 치르며 타율 0.294·11홈런·71타점을 기록할 만큼 타격도 나쁘지 않다. 최근 3시즌(2018~20년) 선발로 나선 253경기에서 타율 0.271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18일 수원 키움 전에서도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KT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지난해도 개막 3주 차였던 5월 22일, 간판타자 강백호가 왼손목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겪었다. 당시 백업 내야수 문상철이 일취월장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자리를 메웠다. 올해는 신본기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강철 KT 감독도 황재균의 공백에 대해 "(가장 좋은 대안은) 아직 모르겠다. 운영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이 시간이 백업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출전한 선수가 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