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렐라는 8일 대구 롯데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냈다. 2-3으로 뒤진 2회 말 2사 3루에서 서준원의 슬라이더를 펜스 밖으로 날렸다.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3구째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했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30일 대구 LG전 이후 6경기 만에 손맛을 보며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홈런 합계가 14개(팔카 8개·살라디노 6개)에 불과했다.
피렐라의 비교 대상은 나바로다. 나바로는 2014년부터 두 시즌 동안 연평균 홈런 39.5개를 기록했다. 2014년 31개, 2015년 48개를 터트리며 파괴력을 보여줬다. 찰스 스미스(1999년·40홈런), 다린 러프(2017~19·통산 86홈런) 같은 거포들도 삼성을 거쳐 갔지만 임팩트는 나바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삼성의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가 바로 나바로다.
그런데 올 시즌 피렐라의 초반 홈런 페이스가 2014년 나바로보다 더 빠르다. 피렐라는 시즌 30번째 경기(133타석)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3경기당 1개. 13.3타석당 홈런이 나왔다. 2014년 나바로가 54번째 경기(262타석)에서 10홈런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꽤 차이가 크다. 24경기를 단축했다. 그해 나바로는 시즌 초반 좀처럼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KBO리그를 처음 겪은 외국인 선수들은 일종의 적응기를 거치지만 피렐라는 곧바로 녹아들고 있다. 산술적으로 홈런 48개가 가능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 달 13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피렐라에 대해 "지금은 (장·단점을) 평가하긴 어렵다. 시즌 30경기 정도를 해보면 대략 어느 정도(실력)인지 윤곽이 나온다. 생소한 투수를 많이 만나고 투수마다 타이밍을 어떻게 잡을지 다 다르다. 외국인 타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감독이 말한 시즌 30경기째 10홈런을 꽉 채웠다. 리그 홈런 2위. 타율은 3할 4푼을 넘는다. 타석에서의 빈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위협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