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언더핸드 투수 고영표(30)가 생애 첫 10승과 태극마크를 정조준한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KT를 NC 다이노스, LG 트윈스와 함께 ‘3강’으로 꼽았다. ‘10승 투수’가 4명이나 있는 선발진 때문이다. 지난해 15승을 거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10승을 따낸 윌리엄 쿠에바스가 팀에 남았다. 신인왕 소형준(13승)에 배제성(10승)이 그 뒤를 받친다.
KT의 막강 선발진에 검증된 ‘5선발’이 가세했는데, 바로 돌아온 고영표다. 고영표는 2017년 8승, 18년 6승을 각각 거뒀다. 당시 팀 전력이 약해 10승에는 실패했지만, KT 국내 투수 중 최다승이었다. 고영표가 병역(사회복무 요원)을 수행하는 사이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이 감독은 KBO리그 최다승(152승) 언더핸드 투수다. 이 감독은 고영표에게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대성공이었다. 고영표는 올 시즌 9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쿠에바스와 소형준이 1승씩으로 부진한 사이, 고영표가 데스파이네와 함께 선발진의 중심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안정적이다. 고영표는 9차례 등판했는데,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선발 투구)가 8차례다. 데스파이네,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1위다. 비율은 11경기에서 8회씩인 둘보다 높다. 한 차례 실패한 지난달 1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6이닝(6실점)을 던졌다.
고영표는 “선발 등판을 준비할 때부터 QS를 하려고 한다. 욕심도 생긴다. 5선발로 시작했지만, 내 공을 던지다 보면 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두산전(3이닝 6실점)을 예로 들면서 “비가 불운을 씻어주는 것 같다. 천운이 따랐다”며 웃었다.
고영표의 활약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국제대회마다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가 맹활약했다. 그런 스타일의 투수가 드문 북중미권 국가를 상대할 때 더욱 빛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프리미어12에선 박종훈(SSG 랜더스)이 그 역할을 했다. 박종훈은 최근 팔꿈치를 다쳤다. 국내에서 수술 진단을 받은 박종훈은 미국에서 다시 검진받기로 했다. 박종훈이 빠진다면 고영표가 유력한 대체선수다.
사실 2018아시안게임 당시에도 고영표는 태극마크가 유력했지만, 아쉽게 낙마했다. 동갑내기 박종훈의 부상을 걱정한 고영표는 “박종훈이 대표팀의 주요 전력인데 안타깝다. 올림픽은 큰 대회다. 조심스럽지만, 내게 기회가 온다면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