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석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투수 댄 스트레일리로부터 깔끔한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주전 유격수와 그의 후계자가 득점을 합작했다. 안재석은 전날(8일) 열린 롯데 1차전에서는 2루타만 3개를 기록, 데뷔 첫 '한 경기 3안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올 시즌 나선 선발 18경기 중 15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0.316까지 끌어올렸다. 리그 신인 야수 최다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한 가지 능력을 더 증명했다. 안재석은 이 경기에서 데뷔 처음으로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전까지 유격수로 154이닝, 3루수로 19이닝을 소화했다. 2루 수비 경험도 6이닝을 쌓았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안재석이 2루 수비는 아직 (실전에서) 해보지 않았다. 한 번 테스트를 해보려 한다"라고 했다. 안재석은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7회 김재호가 교체되며 유격수로 이동하기 전까지 무난한 수비를 보여줬다. 땅볼 2개와 뜬공 1개를 처리했다. 안타를 허용한 상황에서 중계 플레이를 위해 위치를 선정하거나, 다른 내야수(유격수)가 송구 플레이를 할 때 커버를 하는 모습도 무난했다.
유격수 수비는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인정받았다. 사령탑과 기존 주전 선수들이 모두 감탄했다. 안재석은 3루에 이어 2루 수비까지 무난하게 해내며 다시 한번 활용 가치를 증명했다. 두산은 9일 롯데전을 앞두고 백업 2루수 오재원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른손 중지 염좌 탓이다. 현재 주전 2루수는 강승호다. 안재석은 이제 강승호도 백업한다.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타격 능력을 감안하면 주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2차전에서 안재석을 선발로 내며, 그의 변화구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날(8일) 3안타를 치며 오른 기세를 활용하려는 의중도 있었겠지만, '기존' 주전보다 상대 투수의 변화구를 더 잘 공략할 선수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 안재석은 롯데 1차전(8일)에서도 상대 선발 앤더슨 프랑코의 슬라이더를 공략 우익 선상 2루타를 만든 바 있다.
'야구는 잘 하는 선수가 잘한다'. 야구팬이 공감하는 속설이다. 안재석이 보여주고 있다. 독주하는 선수가 없는 신인왕 레이스. 안재석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