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관심을 모은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로는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뽑혔다. 이 중 황의조와 김민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일궈내며 병역 혜택을 받은 바 있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 선발, 특히 와일드 카드 선발에 병역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보다 누가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전체적인 하나의 움직임을 생각해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역 문제는 안 중요하다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거기에 얽매이면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 덧붙였다.
황의조의 경우 선수 스스로가 올림픽 참가 의지가 강했고, 직접 소속팀을 설득했다. 김민재는 현재 유럽 진출을 타진 중이며, 소속팀의 확답을 얻지 못한 상황이라 본선에서 뛰지 못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만일 김민재 출전이 불발되면 다른 수비수 와일드카드 자원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김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처음에 예비 엔트리 50인에 포함됐던 손흥민(토트넘)은 뽑히지 않았다. 2차 소집 때까지 최종 경쟁을 벌였던 유럽파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탈락했다. 올림픽팀 주장을 맡아왔던 수비수 이상민(서울이랜드)이 탈락하면서 새 주장은 정태욱(대구)이 맡게 된다.
김학범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드백 자리를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진행할 훈련에서는 조직력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전체 득점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세트피스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예비 엔트리 4명의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당초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돌발 변수가 생기면 예비 엔트리 4인 안에서 교체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유럽 클럽들이 선수 차출에 특히 비협조적이라 엔트리 구성이 어려워지자 FIFA(국제축구연맹)가 최근 규정을 바꿨다. 예비 엔트리 4명을 정해서 조직위에 통보하되, 국가별로 처음 추렸던 예비 엔트리 50인 안에 들어간 선수라면 누구든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예비 엔트리 4명이 누구인지 밝히는 게 의미가 없어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일도 당초 6월 30일이 마감이었지만 7월 2일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올림픽팀은 오는 2일 파주NFC에 소집된다. 이번에 발표한 최종 엔트리 18명이 모이며, 김민재 황의조 등 해외파도 합류한다. 올림픽팀은 13일과 16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17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한다.
김학범 감독은 구체적인 숫자를 목표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도전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사고 한 번 치자고 말 한다. 사고 한 번 치고 싶다”고 출사표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