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대표팀은 실력만큼이나 빛나는 외모로 화제다.
이미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김정환-구본길-김준호-오상욱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휩쓸 때마다 펜싱 팬들에게 ‘판타스틱 포(F4)’, ‘미남 검객’으로 불렸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이들의 경기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왜 모델들한테 펜싱을 시키죠?” “사브르 대표팀은 외모 보고 뽑나요?” “사브르 팀 단체 사진은 그냥 뮤지컬 포스터” 같은 장난스러우면서도 ‘팬심’이 드러나는 글을 올렸다.
이들 네 명은 비슷한 외모도 아닌데 각자 개성 있는 ‘미모’를 자랑한다는 게 더 큰 매력. 여성 팬뿐만 아니라남성 팬도 많다. 아나운서 오상진이 사브르 대표팀의 금메달 순간을 SNS에 올리면서 “존경합니다. 미남이셔요”라고 쓰기도 했다.
펜싱은 팔다리가 긴 체형이 유리하며, 체력 소모가 크고 스피디한 잔 동작이 많아서 근육이 크지 않고 슬림한 모델 같은 체격의 선수가 많다. 여기에 흰색의 펜싱복과 긴 칼 자체가 멋진 모습을 연출하는 데다가 선수가 경기 후 마스크를 벗을 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얼굴이 드러나는 등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다. 그래서 유난히 외모가 돋보이는 미남 미녀 많기로 유명한 종목이다.
사브르 대표팀의 구본길은 “왜 사브르 팀은 전부 미남이냐”는 질문을 심심찮게 받는데, 그때마다 “조금씩 잘 꾸며서”라며 웃어넘겼다. 그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후 취재진에게 “팀 내 최고 미남이 누구라고 생각하나”라는 짓궂은 질문을 받았다. 이에 구본길은 “내가 나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농담으로 받아치며 “김준호가 1위고, 나머지는 공동 2위”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브르 대표팀은 리더 격인 김정환이 예전부터 댄디한 멋쟁이로 유명했다. 유럽 스타일의 플레이 리듬에 스타일링까지 즐겼던 김정환의 영향으로 후배들도 외모를 보기 좋게 가꾸는데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펜싱대표팀 내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운동은 안 하고 무슨 외모를 가꾸냐’는 식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이 개성과 취향을 존중한다는 점도 과거와 달리 실력과 외모 모두 출중한 선수들이 나온 배경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