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오승환(42)을 대신해 또 다른 베테랑 송은범(40·이상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을까.
박진만 삼성 감독은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송은범은 워낙 경험이 많다. 지금 상태로는 구위가 나쁘다고 판단도 안 된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송은범은 지난 7월 25일 삼성과 연봉 5000만원, 옵션 3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뒤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송은범은 소속팀 없이 지내다가 삼성의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2군)리그 성적은 8경기 평균자책점 7.59.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지만 지난달 29일 1군에 등록됐다.
24일 기준 송은범의 1군 성적은 8경기 평균자책점 1.23. 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했다.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1개와 2개. 피안타율이 0.259,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09이다. 불펜 평가 지표 중 하나인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는 25%(4명 중 1명)로 팀 평균(30.7%)보다 낮다. 박진만 감독은 "불펜 쪽에서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가 적다. (베테랑은) 임창민·김재윤·송은범 정도"라며 "은범이는 며칠 두고 포스트시즌에서 어떻게 활용할 건지 좀 더 고민해야 할 거 같다. 워낙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구위도 나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전날 오승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박진만 감독은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변화를 줬다"며 "(PO까지) 시간이 있어서 그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냉정하게 지금 구위로는 쉽지 않다. 1이닝을 막는 게 버겁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2위로 PO 진출을 확정한 삼성은 불펜을 어떻게 재편할지가 고민인데 오승환의 이름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분위기다. 개인 통산 세이브가 427개로 KBO리그 역대 1위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7.41에 이른다. 박 감독은 "오승환은 구속이 안 나와도 종속이 좋아서 타자를 압도하고 그랬는데 그런 부분이 떨어진 거 같다. 종속이 떨어지니 정타도 많아졌고 타자들이 자신 있게 돌린다"며 "준비를 워낙 잘 하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거 같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승환의 빈자리를 송은범이 채울 수 있을지 흥미롭다. 송은범은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를 12경기나 소화한 '가을야구 경력자'다 오승환만큼은 아니더라도 단기전 경험이 풍부해 팀의 약점을 채울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쓰임새는) 투수 파트랑 고민하고 상의해 구상해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과연 송은범이 오승환을 밀어내고 PO 엔트리에 이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