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남자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 팬이라고 밝혔다.
아르망 뒤플랑티스(22·스웨덴)는 3일 저녁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0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크리스토퍼 닐슨(미국)은 5m97, 2016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 티아고 브라즈(브라질)가 5m87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뒤플랑티스는 단 한 차례의 실수 없이 네 번(5m55, 5m80, 5m92, 5,97) 날아올랐다. 이어 다섯 번째 시도에서도 6m02에 성공해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후부터는 자신과의 승부였다. 그는 세계 신기록을 위해 다시 도전했다. 자신이 보유한 실내 세계기록 6m18보다 1㎝ 높은 6m19에 도전했다. 실외 세계기록도 자신이 보유한 6m15다. 하지만 뒤플랑티스는 세 번의 도전 끝에 6m19의 바를 넘지 못했다.
뒤플랑티스는 ‘새로운 인간새’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18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15를 넘었다.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가 1994년에 기록했던 6m14를 1㎝ 뛰어넘는 이변을 연출했다. 붑카는 뒤플랑티스가 자신의 기록을 넘기까지 남자 장대높이뛰기 실외경기에서 세계 1~8위 기록을 모두 갖고 있었다. 하지만 뒤플랑티스가 붑카의 기록을 26년 만에 경신하면서 붑카의 기록은 한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세계 최고의 장대높이뛰기 선수도 한눈에 반한 선수가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 겸업에 도전하고 있는 오타니였다. 올림픽 공식 트위터는 3일 당신은 아르망 뒤플랑티스가 일본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엄청난 팬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라며 3분가량의 뒤플랑티스 인터뷰를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뒤플랑티스는 “나는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때, 큰 도약과 전환을 만들 때,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벽을 허물 때 좋아한다”며 “물론 트랙에 올라서면 그런 걸 하려고 한다”며 운을 뗐다.
뒤플랑티스는 “(사람들은) 오타니가 일본 리그에서 펼쳤던 활약을 MLB에서는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전보다 더 잘 해내고 있다”며 오타니의 팬이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오타니는 훌륭하다. 3년 전쯤 오타니가 MLB에 진출하기 전 그의 유니폼을 구매했다. 그래서 난 항상 오타니를 응원한다. 올 시즌 오타니는 최우수선수(MVP)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일 현재 오타니는 투수로 나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3.04, 타자로는 타율 0.271, 37홈런 8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유력한 MVP 후보로 언급된다.
한편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스웨덴(어머니) 국적을 택한 뒤플랑티스는 체육인 집단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도 미국에서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뛰었고 어머니도 스웨덴에서 육상 7종경기와 배구 선수로 활약했다. 큰형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뛰고 있고, 작은형도 뉴욕 메츠에 지명을 받아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야구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