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새 홈구장 마운드에 선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홈팬들 앞에서 이적 후 첫 승리를 달성했다.
류현진(사진)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99개. 볼넷은 하나도 주지 않았다.
토론토가 7-2로 이겨 시즌 11승(5패)째를 따낸 류현진은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평균자책점은 3.26에서 3.22로 좋아졌다.
의미 있는 경기였다. 류현진은 2019년 12월 23일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916억원)에 계약한 뒤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로저스센터 공식 경기에 등판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유일한 캐나다 연고 구단인 토론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캐나다의 국경 봉쇄 정책 탓에 그동안 미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다.
토론토 팬들은 드디어 맞이한 에이스를 뜨겁게 환대했다. 류현진이 1회 초 첫 타자 마일스 스트로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박수가 더욱 커졌다.
류현진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4회 초 처음 실점했다. 선두타자 호세 라미레스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내준 뒤 2사 후 바비 브래들리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홈에서 주자가 아웃될 만한 상황이었는데, 2루수 마커스 세미언이 악송구로 득점을 허용했다.
6-1로 앞서고 있던 6회 초에는 프랜밀 레예스와 아롤드 라미레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다시 1실점 했다. 류현진은 브래들리의 내야안타로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서 오스카 메르카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토론토와 계약 후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 나선 날 승리할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선수들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이어 “직구를 비롯한 모든 구종이 최근 계속 좋았다. 좋은 생각, 좋은 마음으로 타자들을 상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을 구석구석 찌르는 모습이 경기 내내 ‘류현진’ 그 자체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